윤영철씨가 출장마사지사 여성 11명의 시체를 암매장한 서울 서대문구 봉원동 봉원사 인근 야산에서 18일 낮 12시께 현장검증이 이뤄졌다.하늘색 마스크와 검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수갑을 차고 암매장 장소에 나타난 윤씨는 경찰관들과 취재진을 봉원사 주차장 50여m 아래 안산계곡으로 안내했다.
윤씨가 지목한 장소를 파헤치자 20대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토막 난 시신의 허리와 골반부분이 먼저 발견됐다. 이어 같은 여성의 팔과 다리, 얼굴 등 시신 토막 18개가 차례로 나왔다.
이후 계곡을 따라 시신 6구가 더 발견됐으며, 계곡 동쪽 아카시아 숲에서 시신 1구, 서쪽의 폐쇄된 웨딩프라자 건물 밑에서 심하게 부패돼 뼈만 남은 시신 2구가 추가로 나왔다.
시신을 발굴하는 동안 유씨는 입을 다문 채 굳은 표정으로 발굴작업을 지켜봤다.
오후 2시께 유씨는 여성들을 유인해 살해한 뒤 여러 토막으로 잘랐던 마포구 노고산동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유씨가 살았던 이 오피스텔은 상가 건물을 개조해 만든 지상 4층, 지하 1층의 건물로 지하에는 노래방, 1층에는 음식점이 있으며 유씨가 살았던 2층 방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이 오피스텔의 자기 방 화장실에서 여성들을 살해하고 시체를 토막 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유씨 옆방에 살았던 A씨는 "2개월쯤 전에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다 유씨를 봤는데 나쁜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지만 '좀 모자란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옆방에서 한밤 중에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 전동칫솔 소리라고 생각하고 조용히 하라는 의미로 벽을 두들겨서 잦아든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생각하니 그 소리가 시체를 토막 내는 소리였을 수도 있겠다"며 몸서리를 쳤다.
유씨는 현장검증이 끝난 뒤 "이 일을 계기로 여성들이 몸을 함부로 굴리지 않았으면 좋겠고 부유한 사람들도 각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취재진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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