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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권력투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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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권력투쟁 본격화

입력
2004.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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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말로 예정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철군 이후를 겨냥한 팔레스타인 지도부 내의 권력 투쟁이 본격 점화하는 조짐이다.팔레스타인 정파 간 사전 힘겨루기는 16일 가지 알 자발리 자치정부 경찰총수 납치 사건 등 가자 지구에서 일어난 3건의 연쇄 납치사건으로 촉발됐다.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의 측근으로 대표적 부패 인사인 자발리는 곧 풀려났지만, 사태는 자치정부 내홍이라는 정치적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아라파트 수반은 17일 가자 지구에 비상조치를 내리고 자신의 영향력 아래 있는 8개 치안조직의 통폐합 등 각종 수습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자발리의 후임에 측근인 사이브 알 아지즈를 임명하고, 조카인 무사 아라파트를 가자지구 국가보안군 사령관에 발탁하는 정실인사를 강행해 큰 반발을 부르고 있다.

자치정부 내 반 아라파트 개혁 세력의 대표격인 아흐마드 쿠레이 총리는 이에 반발해 사표를 냈다. 가자 지구에선 17일 대규모 항의시위가 벌어진데 이어 18일 아라파트 수반이 이끄는 파타의 산하 무장단체인 알 아크사 순교자여단 분파가 가자시티의 무사의 정보국 건물을 습격해 전소시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 전개가 이스라엘의 철군 이후 권력 진공 상태에 놓일 가자 지구의 주도권을 노린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팔레스타인 내 권력대립 구도는 자치정부 내 개혁세력, 파타 내 무장 분파, 하마스 등 가자 지구의 단체가 손을 잡고 아라파트 수반을 고립시키는 양상이다. 이집트 등 주변 아랍 국가들도 사실상 아라파트 수반에 등을 돌렸다.

반 아라파트 세력들은 초점을 아라파트 수반의 권력 기반인 자치정부 치안조직 개혁에 맞추고 있다. 이번 납치가 치안조직 개혁을 쟁점화 하려는 의도 아래 치밀하게 기획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BBC방송은 개혁세력이 납치 계략을 짰거나 최소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속셈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아라파트 수반도 치안조직에 친위세력을 재임명하는 등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어 위기가 한층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자신의 지위를 위협하던 마흐무드 압바스 전 총리를 퇴진시키는 정치적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카이로=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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