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주한미군 근무 중 월북했던 찰스 로버트 젠킨스(64)가 1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출발, 일본에 도착했다. 납북피해자인 부인 소가(曾我) 히토미(45), 두 딸 미카(21) 블린다(18)와 함께 일본 정부가 제공한 전세기편으로 이날 저녁 도쿄(東京)에 도착한 젠킨스는 병원에 장기 입원하며 북한서 받은 위 수술의 후유증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일본 정부는 미군 탈영병인 젠킨스의 신병처리에 대해 미국측으로부터 치료기간에는 신병인도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양해를 얻어냈고, 미국측은 젠킨스가 혐의를 인정하고 조사에 협조할 경우 기소유예나 집행유예를 해주는 사법거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젠킨스는 치료가 끝난 뒤 미국의 관대한 사법처리 절차를 거쳐 가족과 함께 일본에 영주할 것으로 보인다.
젠킨스는 17일 열흘간의 체류편리를 제공한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가족과 함께 만나 감사를 표한 자리에서 "일본에 갈 경우 처할 위험을 알고 있다"며 미국의 사법처리를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젠킨스 가족을 태운 전세기는 통상 1,000만엔 가량의 가격을 1엔에 입찰한 일본 항공사간의 추첨으로 일본항공이 제공했고 정부는 규정상 5만 엔을 지급했다.
1965년 비무장지대 순찰임무 중 월북한 젠킨스는 1978년 일본에서 납치돼온 소가와 1980년 결혼해 평양에서 살다가 2002년 10월 소가만 일본으로 귀국했다. 지난 5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젠킨스 가족은 1년 9개월 만인 9일 미국과 범죄인인도조약을 맺지 않은 인도네시아에서 상봉해 머물러왔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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