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용의자 유영철은 서울에서 노동일을 하는 부모 사이에서 3남1녀 중 3남으로 태어나 중1 때 아버지가 지병인 간질로 사망하면서 홀어머니 슬하에서 어렵게 자랐다. 중학교 졸업 후 실업계 고교에 들어간 그는 2학년 때 절도사건으로 소년원에 수감됐다 풀려난 뒤 학업을 중단하고 떠돌이 생활을 하며 범죄의 길을 걷게 됐다. 한번 빠져든 범죄의 유혹에서 빠져 나오기란 쉽지 않았다. 93년 특수절도, 97년 폭력, 98년 절도 등 그의 범죄행각은 계속됐다. 특수절도죄로 복역 중이던 2002년 5월 그의 범죄행각을 견디다 못한 부인한테 이혼을 당했다.그는 이혼을 당한 후 말을 제대로 하지 않는 대인기피증을 보였다. 지난해 9월11일 만기출소 후 증세가 더욱 심해져 상대방의 얼굴도 제대로 못 쳐다보는 상태가 됐다. 그리고 연쇄살인 범죄가 시작됐다.
그러나 희대의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그가 살았던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오피스텔은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 그의 치밀하면서도 깔끔한 성격을 짐작하게 했다. 책꽂이에는 만화책 잡지 노트 수첩 등이 가지런히 꽂혀 있었다. 수첩과 노트에는 신문이나 잡지에서 오린 기사나 광고가 주제별로 스크랩 돼 있었다. PC 관련 자격시험 준비를 위해 그가 직접 볼펜으로 적은 시험관련 요점정리와 문제풀이도 적혀 있었다. 서류철용 파일에는 그가 그린 것으로 보이는 여자 연예인과 여자 누드 등의 스케치와 자작시가 있었는데 상당한 수준의 솜씨를 보였다.
그는 19명을 연쇄살인하면서 현장에 흔적을 거의 남기지 않는 치밀함을 보였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 용의자 유영철의 자작시
사진속의 사랑
온 가족이
모였던 순간이었습니다. 모처럼 많은 대화 나누며
웃을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너무나 행복해
그 순간을 사진 속에 담았습니다. 오랜 시간 흘러
그 때의 사진을 다시 꺼냈습니다. 사진 속의 어머니는
가족 모두를 껴안고 계셨습니다. 어머니 품에 자식 모두를 안고 싶어
정말 힘들게도 겨우 모두를 안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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