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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대사관저에 복면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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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대사관저에 복면강도

입력
2004.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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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벨기에 대사관저에 강도가 침입해 대사부부를 6∼7시간 동안 결박·감금한 뒤 금품을 털어 달아났다. 경찰은 대사 부부가 "범인은 복면을 한 흑인 1명"이라고 진술함에 따라 지난 1월까지 대사관저에서 집사로 근무하다 해고된 콩고인 K(24)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중이다.이번 사건은 외국공관 밀집지역에 위치한 대사관저에서 발생한데다 정문 2m 옆에 경비초소가 있었는데도 근무 중인 의경이 범행을 전혀 눈치채지 못해 경찰 경비체계의 허점을 드러냈다.

16일 오전 1시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1동 주한 벨기에 대사관저에 복면을 쓴 흑인 강도 1명이 침입, 쿤라드 루브루아 대사 부부의 손발을 전깃줄로 묶고 테이프로 입을 막은 뒤 각각 관저 지하1층 보일러실과 2층 창고에 감금하고 금품을 털어갔다.

대사 운전기사 박모(62)씨는 "오전 7시15분께 관저에 출근했더니 대사 부부를 먼저 발견한 필리핀인 가정부가 이 같은 사실을 알려줘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대사 부부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별다른 외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저는 대지 278평에 연건평 100여평의 2층 양옥이며 담 높이는 1.8∼3m 정도. 범인은 초소 옆 낮은 쪽 담을 넘어 2층 창문을 열고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며, 관저의 임시 출입문이 열려있던 점으로 미뤄 이 문을 통해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용의자로 판단하는 K씨는 전임 대사가 한국에 부임하면서 데려온 콩고인으로 2000년 입국했다. 경찰은 "올해 초 대사가 휴가간 사이 K씨가 관저에서 파티를 벌이다 해고돼 그날로 콩고로 출국할 예정이었지만 공항에서 도주했으며 이로 인해 대사에게 앙심을 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관저내부에서 용의자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과 지문을 발견했으며, 없어진 신용카드 2장과 현금 외에 피해물품이 더 있는지 조사중이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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