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4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분기 15조원 매출'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삼성전자는 16일 기업설명회(IR)를 통해 2분기에 매출 14조9,795억원, 영업이익 3조7,330억원, 순이익 3조1,3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3.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9%, 0.2%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분기와 6분기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이 같은 실적은 당초 저조할 것으로 보았던 시장 기대치보다도 밑도는 수준이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속적 성장을 거듭해온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이날 하루 내내 증시는 출렁거렸고 3분기 전망을 놓고도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황금의 삼각 편대 깨졌다
저조한 실적은 무엇보다 정보통신 부문의 영업이익이 치열한 시장경쟁에 따른 단가 하락과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전분기보다 35%나 줄어든 8,0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성장을 이끌어온 3대 캐시카우인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휴대폰으로 이뤄지는 이른바 '황금의 삼각 편대'도 깨졌다. 디지털 미디어 부문도 내수 부진 등으로 70억원의 적자를 냈고, 윤종용 부회장이 총괄을 맡은 후 구조조정을 단행, 1분기에 가까스로 순익을 냈던 생활가전 부문은 다시 적자(100억원)로 돌아섰다. 폭발적 성장을 해왔던 LCD 부문의 영업이익도 전분기보다 200억원 정도 줄었다. 전통 효자인 반도체 부문만 그나마 D램 가격 상승에 힘입어 1분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1%, 21%씩 늘어났다.
3분기는 어떨까
주우식 IR 담당전무는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와 동기와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수준으로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립했다"면서 3분기 실적 회복을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2분기 순익을 달러로 환산하면 27.2억 달러로 IBM(19.9억 달러), 인텔(17.6억 달러) 노키아(7.12억 유로)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의 실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IT 경기가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3분기에도 실적 호조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 수익원인 반도체와 LCD 분야에서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하락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주 전무는 "일부 품목에서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경쟁도 격화하겠지만,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측해서 시설 투자 확대, 연구개발(R&D) 강화, 제품 차별화 등을 해왔기 때문에 상황을 돌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주당 5,000원씩 모두 7,911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으며 현재 1조원 가량인 부채(재무구조상 부채비율 3.4%)를 8월과 연말 등 두 차례에 걸쳐 다 갚아 부채율 제로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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