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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맛집 산책-광화문 '청해만 바다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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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맛집 산책-광화문 '청해만 바다장어'

입력
2004.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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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장어는 민물장어와 달리 양식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바다장어 요리라면 모두 자연산이다. 바다정어가 많이 잡히는 통영이나 광양 여수 등 남해안에는 바다장어 전문점들이 많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드물다.서울 도심에 바다장어 전문점이 최근 들어섰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뒷편의 ‘청해만 바다장어’가 그곳. 바다장어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그리고 도시 사람들에게는 낯선 ‘자연산 바다장어탕’(사진) 딱 세가지 메뉴만 내놓는다.

장어요리 중 가장 익숙한 것은 구이. 그런데 이 집에서는 독특한 맛의 장어탕까지 맛볼 수 있다. 장어탕을 먹어 본 사람 중에는 왠지 기름지고 느끼한 탕이었다는 기억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바다장어로 제대로 끓인 장어탕은 오히려 담백하면서도 개운하다. 국물이 진한 이 집 장어탕이 바로 그렇다.

장어탕은 장어 뼈와 머리를 오래 고아 낸 육수에 다시 장어 살을 넣고 끓여 만든다. 오래 끓여 부드러워진 장어살은 국자로 으깨 국물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다. 장어 뼈와 머리는 모두 구이용으로 쓰고 나오는 것들만 사용한다.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장어탕 국물은 꼭 추어탕같다. 색깔도, 산초를 넣는 것도 추어탕식 그대로다. 우거지와 숙주, 버섯, 고사리 등 건데기들을 제치고 한숟갈 국물을 떠 마시면 진국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진다. 밥 한그릇을 넣고 말아 먹으면 왜 여름철 보양식이라고 하는지도 수긍이 간다. 허해진 몸을 추스르기 위한 점심 식사로는 그만이다. 일단 한번 먹어본 사람은 2~3일 만에 다시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바다장어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는 저녁 메뉴로 잘 나간다. 도로쪽 창가에 놓여진 수족관에서 살아있는 장어를 바로 내온다. 모두 통영에서 직송해 온다. 식탁 위에 오른 장어살을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려 보면 근육이 꿈틀대는 것이 보인다. 신선하다는 증거다.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것이 바다장어 구이 맛이라고 할까. 숯불에 굽는데 민물 장어와 달리 3분 정도만 구워도 다 익는다. 소금간을 한 소금구이는 깔끔하고 고소하고 빨간 색깔의 양념구이는 맛깔스럽다. 장어 맛을 안다는 사람은 대부분 소금구이를 좋아하는데 처음 먹는 사람들은 양념구이를 더 좋아한다. 고춧가루만으로 빨간 색을 낸 양념은 인상과 달리 전혀 맵지 않다. 뼈를 발라내지 않은 꼬리를 먼저 먹으려고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갓김치 배추김치 나물 등 푸짐한 반찬은 정갈하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천연조미료만 쓴다고 한다. 경남 하동 출신의 안주인 조민서씨는 “계산하면서 ‘다음 번에는 비싸게 받으라’고 얘기하는 손님들이 많다”고 전한다. 음식의 수준과 양에 비해 가격대가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는 평가 탓이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메뉴와 가격/ 자연산바다장어탕 7,000원(장어살을 추가로 얹어주는 특탕은 8,000원) 소금과 양념구이는 1만3,000원(1인분)

●영업시간 및 휴일/ 밤10시30분까지, 일요일은 쉰다.

●규모 및 주차/ 테이블 20개

●찾아가는 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뒷길 변호사회관 바로 옆

●연락처/(02)730-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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