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끄는 영국 노동당이 15일 전통적 지지 기반인 잉글랜드 중부 2개 도시에서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예상 밖의 패배를 당했다. 이는 이라크 전의 명분으로 삼았던 대량살상무기(WMD)에 관한 정보가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는 버틀러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나온 결과로 내년 총선을 앞둔 블레어 총리에게 정치적으로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노동당은 잉글랜드 중부 버밍엄 호지힐 선거구에서 근소한 표차로 의석을 지켰으나 레스터 남 선거구에서는 반전(反戰)을 당론으로 내세운 자유민주당 후보에게 의석을 빼앗기는 패배를 당했다. 노동당은 버밍엄 호지힐 선거구에서 460표의 우세로 가까스로 의석을 지켰으나 2001년 총선 당시 1만1,000여표 차로 낙승했던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패배로 평가되고 있다. 무슬림 인구가 많은 레스터에서는 자유민주당이 1만274표를 얻어 이 선거구에서 처음으로 의석을 획득했다. 당선자인 파르미짓 싱 길은 무슬림으로서는 최초로 자유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이 되는 기록을 세웠다.
선거 전문가들은 노동당 정권이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이라크 전에 개입했다는 내용의 버틀러 보고서가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또 버틀러 보고서의 '후 폭풍'이 예상외로 거셌던 점을 들어 노동당 내부에서도 블레어 총리의 조기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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