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즈는 힐러리와 겨룰 만한 인물이다."자서전 '나의 인생(My Life)'의 홍보차 유럽을 방문 중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자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존 에드워즈 부통령 후보는 똑똑하고 신중하고 미국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라면서 "힐러리 상원의원의 라이벌이 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에드워즈를 칭찬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아내인 힐러리를 대권 후보 반열의 맨 앞에 자연스럽게 올려놓는 노련한 화법이었다.
클린턴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유력 인사들은 에드워즈와 힐러리를 놓고 한마디씩 하고 있다. 미국 대선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에드워즈와 힐러리 간의 차차기 대선을 향한 경쟁에 불이 붙고 있는 형국이다. 에드워즈와 힐러리는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동지지만, 만일 민주당이 패배할 경우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를 놓고 경쟁할 가장 유력한 후보들이다.
그 동안 공고했던 힐러리의 입지는 최근 들어 다소 흔들리고 있다. 에드워즈 후보 지명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내 킹 메이커들이 힐러리를 대신해 에드워즈를 2008년 대선 후보로 생각하는 것"이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26∼29일 보스턴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의 연설자 명단에서 힐러리 의원이 제외되자, 힐러리가 주목 받는 것을 원치 않는 에드워즈 후보가 일부러 힐러리를 뺀 것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오고 있다. 힐러리가 케리 진영에 가장 많은 선거 자금을 모아준 인물인 데다가, 지명도나 인기에서 가장 두드러짐에도 연설 명단에서 제외된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얘기다.
케리―에드워즈 선거 진영의 스테파니 커터 대변인은 "연설자 명단에 없는 것은 힐러리가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화에 나섰으나 "빌 클린턴,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엘 고어 전 부통령 등 연사 누구도 미리 요청한 이는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다.
/최지향기자 mis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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