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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슬의 마음을 잇는 책읽기]선택한 길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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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슬의 마음을 잇는 책읽기]선택한 길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자

입력
2004.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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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은 길이다 / 이욱연 편역. 이철수 판화. 예문.●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 이욱연 편역. 예문.

“길이란 무엇이던가? 없던 곳을 밟고 지나감으로써 생기는 것이 아니던가. 가시덤불을 개척함이 아니던가. 길은 이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있다.”

소설 ‘아Q정전’으로 잘 알려진 근대 중국의 작가이자 사상가인 루쉰(魯迅)의 산문 중 일부다. 그의 인생을 대하는 치열함이 느껴지는 말이다.

그는 1881년 중국 저장성에서 태어났다. 루쉰은 필명이고 본명은 저우수런(周樹人)이다. 10대 후반에 신학문을 접하고 일본에 유학, 의학을 공부하다가 병든 육체보다 중국인의 병든 정신을 고치는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문학으로 길을 바꾼다. 그리고 평생 봉건주의와 서구근대라는 이중의 억압으로부터 조국을 변혁시키기 위하여 글을 쓰고 실천하여 ‘중국의 기상나팔’이라 불린다.

산문집에는 그의 문학관, 중국인에 대한 성찰, 혁명관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글이 있지만 ‘길’에 대해서 더 찾아보자. “나는 다만 길에는 하나의 종점이 있고, 그것이 무덤이라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다. 이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어서 누가 가르쳐줄 필요도 없다. 문제는 거기까지 가는 길이다.”

우리는 어느 길이 가장 평탄할지 너무 오래 재보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또는 막다른 길을 만나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낙담하지는 않는가. 루쉰은 이렇게 말한다. “갈림길에 섰을 때에는 잠시 길머리에 앉아 조금 쉬거나 한숨 잔다.

그런 뒤 갈 수 있어 보이는 길을 택해 간다. 아무에게도 길을 묻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막다른 길에서도 난 기로에 섰을 때처럼 계속 나아갈 것이다.”

혹시 그 길에서 위험을 만나지는 않을까. “위험은 사람을 긴장시킨다. 긴장을 통해 자기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위험 속에서의 만유(漫遊)는 좋은 것이다.”

이렇게 나아가는 길에서는 끈질기게 도전할 것을 강조한다. “무엇을 사랑하든 독사처럼 칭칭 감겨들고, 원귀처럼 매달리고, 낮과 밤 쉼 없이 매달리는 자라야 희망이 있다. 지쳤을 때는 잠시 쉬어도 좋다.

그러나 쉰 다음에는 또다시 계속해야 한다. 한 번, 두 번, 세 번, 몇 번이라도 계속해야 한다.” 그리하여 “아무리 느리더라도 쉬지 않고 질주하면 설사 낙후하거나 실패하더라도 분명 목표에 이르기 마련이다.”

루쉰의 경구, 청소년들에게 권하기 위해 읽었지만 나 자신에게 더 주문을 걸고 싶다. 꿈을 가지고, 스스로 선택한 길을 자신을 믿으며, 주변을 의식하지 말고, 묵묵히 그리고 지칠 때에는 가끔 쉬면서 가라고. ‘희망은 길이다’는 루쉰의 글에서 경구를 추려 모았고,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는 산문 여러 편의 전문을 실었다.

강은슬/대구가톨릭대 도서관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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