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괌에 있는 제13공군사령부를 폐지하고 일본 도쿄(東京)도 요코타(橫田) 기지의 제5공군사령부로 통합해 태평양 전체를 관할하는 안을 일본측에 제안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미국은 공군의 운용·작전 부문은 괌에 남겨두지만 13공군과 5공군 사령부를 통합, 사령관을 요코타 기지에 둘 계획이다.
미 일 양국 정부는 이 같은 안을 포함하는 주일미군 재편문제를 다루기 위해 15일 첫 심의관급 실무자협의회를 샌프란시스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최했다.
또 육군의 경우 미 워싱턴주의 포트루이스에 있는 육군 제1군단사령부(약 500명 규모)를 가나가와(神奈川)현 자마(座間)기지로 이전하고 주일미군사령부를 요코타에서 자마로 옮기는 방안도 협의되고 있다.
이 경우 현재 주일 미공군 사령관이 겸임하고 있는 주일 미군사령관은 육군 제1군단사령관이 겸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방안이 채택되면 가나가와현 요코스카(橫須賀) 기지를 모항으로 하는 기존의 미 해군 제7함대를 포함, 주일 미 육·해·공군이 모두 일본을 거점으로 아시아·태평양 전 지역을 통괄하게 된다.
일본 정부도 후츄(府中)시의 항공자위대 전투작전부문 사령부인 항공총대(總隊) 사령부를 요코타기지로 이전할 계획이어서 미일 공군의 일체화와 통합운용 방안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특히 주일미군이 중동지역에의 신속 전개 기능까지 담당토록 하자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이 방안이 주일미군의 활동지역을 '극동'으로 상정해 놓은 미일 안보조약의 범위를 넘어서는 측면이 있어 다소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오키나와(沖繩) 주둔 해병대 1만 6,000여명의 20∼30%를 육상자위대와의 기지 공동사용 및 합동훈련이 가능한 자마 기지나 시즈오카(靜岡)현 후지(富士) 기지로 이전할 것도 일본측에 타진하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미국은 해외미군 재편에서 일본을 아시아·태평양의 두뇌와 정보의 거점으로 만들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제1군단 사령부와 해병대가 이전해올 자마, 핵 항모가 들어올 요코스카 주변의 주민들은 벌써부터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마츠자와 시게후미(松澤成文) 가나가와현 지사는 지난달 21일 미 국방부를 방문, 자마기지의 기능확충과 핵 항모의 요코스카항 이용에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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