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최배달씨 아들 광범씨/"친일왜곡 日만화 한국출판에 법적 대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최배달씨 아들 광범씨/"친일왜곡 日만화 한국출판에 법적 대응

입력
2004.07.16 00:00
0 0

"어떻게 이런 일본만화가 한국에 번역 출판될 수 있습니까. 일단 출판사에 공식사과를 요구하고 변호사와 상의해 모든 법적 조치를 다할 생각입니다."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정형외과 레지던트 최광범(30)씨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 최근 출간된 일본만화 '무한의 파이터'(학산문화사 발행) 때문이다. 일본 작가 카지와라 이키가 최씨의 아버지 최배달(본명 최영의·1922∼1994)의 삶을 왜곡해도 너무 왜곡했다는 것이다. 최배달이 일본의 자살부대인 가미카제(神風) 특공대의 조종사로 묘사된 것은 물론, 일본이 패망하자 "허망하다. 자기 한 몸을 희생해 조국(일본)이 안녕하리란 걸 믿으며 내 동기들이 떠나갔다"라며 굵은 눈물을 흘리기까지 한다.

"아버지가 일본에서 소년비행학교를 다닌 것은 맞지만 비행훈련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게다가 아버지는 일본 대산(大山)도장(훗날 극진회의 모태)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귀화는 했지만, 죽을 때까지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으신 분입니다. 창씨개명을 할 때도 '배달'이라는 이름을 쓰셨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철저한 일본인으로 묘사할 수 있습니까. 이 책은 절대 한국에서 읽혀져서는 안 됩니다."

최배달은 1938년 일본으로 건너가 1947년 도쿄무도대회 가라테(空手) 부문에서 우승, 이후 극진가라테라는 무술을 창시한 전설적 인물. 47마리의 황소와 맨손으로 대결해 4마리를 즉사시키고, 나머지 소들의 뿔을 모조리 꺾는 등 그의 일화는 셀 수 없이 많다.

"제가 중학생 시절 집에 100㎏짜리 샌드백이 있었는데, 저와 동생은 정권으로 쳐도 꿈쩍 안 했어요. 이걸 보고 있던 아버지가 '너희들은 폼만 잡고 있는 거다'라며 순식간에 주먹 한방을 날렸는데 샌드백이 '퍽' 소리와 함께 뒤로 90도나 꺾여지는 겁니다. 그때 아버지 연세가 60대 후반이셨어요."

3형제 중 장남인 최씨는 요즘 무척 바쁘다. 16일에는 자신이 집필한 최배달 평전 'This is 최배달'(찬우물 발행)이 출간되고, 8월12일에는 자신이 제작 자문을 맡은 영화 '바람의 파이터'(감독 양윤호)가 개봉한다. 특히 양동근이 주연을 맡은 영화는 방학기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삼아 더욱 애착이 가는 작품.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극진가라테를 배운 최씨가 만화 연재 당시(1989∼93년) 작가 앞에서 가라테 실전자세를 시연한 인연 덕분이다.

"얼마 전에 15분짜리 '바람의 파이터' 필름을 본 적이 있어요. 배우 양동근이 무술인이 아닌데도 70∼80% 정도 아버지의 무술세계를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특히 눈빛이 살아 있더군요. 일본 검객과 유도선수 30여명과 홀로 맞붙었던 무사시노 벌판의 혈투가 어떻게 그려질지도 궁금합니다. 평전과 영화를 통해 한국인으로서 아버지의 진실된 모습, 격투를 앞둔 인간적인 고뇌 등이 잘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