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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수의 인터넷 인사이드] 힘에 걸맞은 '네티즌십'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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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수의 인터넷 인사이드] 힘에 걸맞은 '네티즌십' 가져야

입력
2004.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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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대란이 일어났다. 아직까지 새로운 버스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시민들이 겪는 불편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버스 정류장을 찾지 못하겠다, 두 배나 되는 버스 요금이 정산됐다는 등 곳곳에서 다양한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시민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서울시장님이 찾아야 할 곳은 사이버 세상이 아닌가 싶다.네티즌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뉴스에는 아직 나오지도 않은 소식들이 몇 시간 만에 전국을 휩쓸게 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진귀한 현상이 아니다. 이번 버스 시스템 재정비 사업 이후 서울시가 받은 피드백(feedback)의 절반 이상이 네티즌들을 통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 전반에, 특히 정부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네티즌의 힘은 인터넷 민주주의의 한 일면이다.

그러나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법. 근거 있는 논리로 다수의 의견을 수렴해 민주주의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올바른 ‘네티즌십’(Netizenship)이 존재하는 반면 익명성을 악용해 선정적이고도 잘못된 정보를 유포해 대중을 진실과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경우도 있다. 한번의 실수를 저지른 개인을 네티즌의 힘으로 사회에서 매장하다시피 하는 경우들도 우리는 여러 번 목도한 바 있다.

대중의 의견을 전한다고 다 민주주의가 아니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춘 대중이 만들어가는 여론 만이 민주주의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다.

사이버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성숙한 ‘네티즌십’과 관용을 가진 네티즌 만이 사이버 세상의 민주주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사이버 세상의 질서를 지키는 장본인은 네티즌 자신이 되어야 한다.

/오경수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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