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가 주도한 외국산 담배 추방운동의 배후에 KT&G(옛 담배인삼공사)가 있었던 것으로 법원 재판과정에서 드러났다.서울고법 민사23부(김경종 부장판사)는 15일 외국계 담배판매업체인 BAT코리아(주)가 유흥음식업중앙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공익적 목적에서라기보다 경쟁업체인 KT&G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원고를 비방하려는 목적에서 책자를 배포한 것이 인정된다"며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KT&G는 '외국산 담배 취급 안하기' 등의 캠페인 비용 명목으로 1996년 12월∼97년 9월 4차례에 걸쳐 유흥음식업중앙회측에 1억2,000만원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중앙회측과 "외국산 담배 추방 결의대회를 열고 홍보물을 제작, 배포하는 대가로 5,0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01년 5월∼2002년 7월에는 외국산 담배 불매운동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창립 준비금과 창립 및 규탄대회 지원비 등 명목으로 22차례에 걸쳐 3억3,500만원을 송금했다.
또 중앙회가 발행하는 회보에 매월 광고비 명목으로 400만원을 지급했다.
중앙회는 이 같은 지원으로 2001∼2002년 "외국산 D담배에 독극물이 들어있다"는 내용의 책자 7,000부를 배포하고 외국산 담배 불매운동 결의대회 등을 열었다.
이에 D담배를 판매하는 BAT코리아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영업에 손실을 끼쳤다"며 유흥음식업회측을 상대로 8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KT&G측은 "정상적인 회계처리를 통해 지급된 돈"이라고 말했다.
/김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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