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를 살해한 이라크 무장단체 '유일신과 성전'이 김씨를 살해한 동기가 가나무역의 종교사업과 관련 있음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해 김씨 피살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이 같은 메시지는 사건의 전모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무장단체는 메시지에서 "이라크에서 기독교를 전파하려는 이교도를 우리는 죽였다" 며"(가나무역) 사장이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수익의 10%를 선교사업 목적으로 헌금하며 회사명도 성서상의 이름"이라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감사원에서 세 차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무장단체와의 협상조건과 과정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했다. 그는 "아무런 조건도 제시하지 않았다. 돈도, 사업철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형 비호씨와 함께 김씨가 살해된 원인을 정부의 이라크 파병이라고 몰아갔다.
하지만 그는 "피랍이후 처음에는 협상 분위기가 좋았다"고 밝혀 스스로 모순을 드러내기도 했다. 감사원 관계자도 "파병문제로 납치했다면, 굳이 김 사장이 협상 조건을 숨길 리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감사원은 협상 조건이 종교 문제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해 왔다. 김 사장이 이미 모교회 선교사 8명이 이라크에서 납치된 적이 있어 정부가 선교활동 자제를 당부했음에도 김씨까지 종교문제로 피랍된 사실이 알려지면,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을 의식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물론 무장단체의 종교문제 거론이 이라크 국내 이슬람단체에서조차 비등하고 있는 김씨 피살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명분 쌓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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