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를 이전했던 여타 국가들의 사례는 충분히 연구했습니까" "국회도 이전하나요" "신도시로 산업 기관들도 들어갑니까".14일 외교통상부 3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신행정수도 건설에 따른 외교단지 조성계획' 설명회는 행정수도 이전 청문회장을 방불케 했다. 설명을 듣기 위해 모인 각국 대사관 관계자들 사이에선 '한국정부도 아직 최종안을 내지 않은 상태에서 대사관 이전문제를 어떤 방향으로 결정해야 하느냐'는 불만도 감지됐다. 주한 외교단의 송곳 같은 질문에 설명자로 나온 정부 당국자들은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늘어놓아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대부분 국가는 대사관 이전에 대해 "아직까지 확정된 게 없다, 두고 보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는 수도이전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마당에 대사관 이전을 논의한다는 것은 순서에 맞지 않는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또 행정수도의 이전에도 불구하고 서울이 여전히 경제와 사회, 교육의 중심지로 남는 이중적 상황도 주한 외교단은 지적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장에서 주한 이집트 대사관 관계자는 "주한 대사관은 행정부뿐 아니라 한국국제협력단이나 문화원 등 다른 기관과도 많이 일을 하는데 그런 기관들도 이전하는가"고 물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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