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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3부작- '한국전쟁과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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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3부작- '한국전쟁과 포로'

입력
2004.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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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로 한국전쟁 종전 51주년을 맞는다. 1951년 휴전협정을 시작하고도 2년을 더 끌었던 전쟁의 한 가운데 포로문제가 놓여있었다. 그 2년간은 포로의 인권을 존중한다는 허울좋은 명분 아래, 그들보다 더 많은 목숨이 사라진 역설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뒤 그들은 잊혀졌고 그들을 둘러싼 숱한 사건의 진실도 역사 속에 묻혔다.MBC 현대사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18일부터 포로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한국전쟁과 포로' 3부작 (연출 김환균·일 밤 11시30분)을 잇따라 방송한다.

야만적인 살육이 자행된 거제 포로 수용소 폭동사건은 과연 반공, 친공으로 갈린 포로들의 이데올로기 싸움에서 비롯된 것일까. 이런 의문에서 출발한 제작진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수용소 내 권력형성과정에 관한 새로운 증언들을 접하고, 당초 폭동과 그 이후를 다룬 2부작으로 기획한 것을 3부작으로 늘려 1부 '철조망 속의 지배자들'을 보탰다.

거제로 옮겨가기 전 부산 포로수용소를 장악한 것은 '주먹'들로, 이들은 조직적으로 갈취와 폭력을 일삼으며 동료들 위에 군림했다.

양아치집단이나 다름없던 포로조직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은 유엔의 전범조사과가 전범 색출을 명분으로 '프락치'(정보제공자)를 만들면서부터였다. 정보제공을 대가로 감찰부 '완장'을 찬 이들은 권력을 점차 확장, 반공포로조직 '대한반공청년단으로 발전했다.

제작진은 당시 청년단을 이끈 안모씨의 증언을 토대로 그 과정을 소상히 밝힌다. 반공포로 출신임을 숨김채 살아온 안씨는 6시간에 걸쳐 비화를 털어놓았지만, 정식 인터뷰는 거절했다.증언 내용은 성우가 대신 읽고 일부는 재연한다.

2부 '철조망 속의 전쟁'(25일)은 친공,반공 포로들간 극심한 반목이 1952년 2월 북으로의 송환여부를 가리는 '분류심사'를 전후해 살육전으로 치닫는 과정을 쫓는다. 친공포로들은 북의 지령에 따라 심사를 방해했고, 반공포로조직은 이탈자를 막기 위해 혈서를 쓰게 하거나 위장 예비심사를 벌여 북을 선택한 수십명의 포로들을 폭행, 살해했다.

제작진은 또 유엔이 군종 신부와 목사들을 동원해 벌인 '전향공작'의 실체도 밝힌다.

그 사이 실제 전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3부 '철조망의 안과 밖'(8월 1일)은 포로 송환문제로 지루한 공방을 거듭한 휴전협상의 막후를 들여다 본다. 당시 김일성은 조속한 정전을 요구한 반면, 마오쩌둥은 한 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고 고집했다는 비화도 공개한다.

휴전 후 귀환한 국군 포로들은 남해 용초도로 끌려가 끔찍한 사상 검증과정을 거치야 했다. 이들은 그래도 고향으로,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북에 억류된 국군포로들, 그리고 포로로 인정받지 못한 남의 비전향 장기수들에게는 전쟁이 아직도 '진행형'이다.

미송환 포로문제의 해법은 뭘까. 김환균 PD는 "해답이야 뻔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서로 조건없이 송환해야죠. 하지만 50년 넘게 방치한 사이 너무 복잡하게 꼬이고 얽혀버린게 문제죠. 그걸 풀려면 그 뿌리를 냉정하게 돌아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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