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패러디 사진 게재 파문으로 청와대 홈페이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청와대는 그간 갈등을 부채질하는 글들을 홈페이지에 올리는 경우가 적지 않아 "터질 게 드디어 터진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이 같은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14일 홈페이지 편집 담당자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이에 앞서 한 네티즌이 13일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조선·동아일보의 신행정수도 건설 관련 논조를 비난하는 글과 함께 영화 '해피 엔드'의 포스터를 패러디해 박 전 대표가 등장하는 사진을 올리자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이를 골라 홈페이지 '열린마당' 코너 첫 화면에 실었다.
김 실장은 이날 청와대 일일현안 점검회의에서 정상문 총무비서관에게 홈페이지 편집을 맡고 있는 안영배 국정홍보비서관과 실무 행정요원에 대해 문서로 강력하게 '경고'하라고 지시했다. 이병완 홍보수석도 박 전 대표에게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곧이어 안 비서관도 청와대 홈페이지에 "박 전 대표를 부적절하게 패러디한 내용이 실려 있음에도 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지 못하고 '열린마당'에 옮겨 누를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는 글을 실었다.
청와대 김종민 대변인은 "실무자가 게시판에 올라온 글 가운데 최근 쟁점과 관련된 것을 골라 13일 오후 4시쯤 열린마당에 올렸는데 14일 오전 7시쯤 삭제 지시가 내려졌다"면서 "그 글이 청와대 입장과 일치한다고 판단해서 게재했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날 청와대 자유게시판에는 "청와대가 진짜 저질이다" 등 비난 글이 쇄도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초기 화면 왼쪽에는 정치적 쟁점과 관련 청와대측의 논리를 옹호하는 인터넷 사이트의 글들이 주로 게재되고 있다. 특히 문화부 장·차관의 인사 청탁 의혹 사건과 관련 논란이 된 인터넷 매체 '서프라이즈'에 실린 글들이 가장 많이 실린다. 14일에도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서울 사람들이 다른 한편으로 충청도 전역으로 내려와 집값, 땅값을 올려놓는 이중성에 분노한다"는 등 사실을 과장·왜곡해 갈등을 조장하는 글들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실렸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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