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한판이었다.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의 복병 트리니다드토바고(FIFA랭킹 63위)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10일 바레인전(2-0 승)에 이어 평가전을 1승1무로 마감한 본프레레호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17일 중국에서 막을 올리는 아시안컵에 나가게 됐다.
경기내용은 바레인전에 비해 훨씬 못미쳤다. 전체적으로 잦은 패스 미스로 공격의 흐름이 자주 끊겼고, 호흡도 맞지 않았다.
안정환과 이동국을 투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포백을 썼던 바레인전과는 달리 스리백(김태영-이민성-최진철)수비를 들고 나와 전반에 단 한차례 슈팅을 허용했을 뿐 비교적 짜임새 있게 방어막을 쳤다.
문제는 공격이었다. 한국은 전반 안정환의 슛으로 포문을 여는 등 주도권을 잡았지만 패스의 정확성이 떨어져 공격의 맥이 자주 끊겼다. 슈팅으로 이어지는 과정도 스피드가 떨어져 파괴력이 부족했다. 좌우 측면에서의 크로스는 올리기에만 급급, 마무리 공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국은 22분 현영민의 왼쪽 크로스를 이동국이 상대 골지역 오른쪽에서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오히려 9분 뒤 위기를 맞았다. 상대 공격수 실리가 한국 진영 왼쪽에서 아크 중앙으로 치고 들면서 오른발 슛, 골대를 맞고 튕겨나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한국은 후반 안정환과 설기현 대신에 스피드가 뛰어난 차두리와 정경호를 투입하면서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고대하던 선제골을 터트린 것은 차두리였다.
7분께 상대 패스를 가로챈 김태영이 왼쪽을 돌파하며 찔러준 패스를 차두리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슬라이딩하면서 오른발로 방향을 바꿨고, 볼은 상대 골키퍼 다리 사이를 뚫고 네트를 갈랐다. 하지만 공격에 치중한 한국은 허점도 드러났다. 32분 한국진영 아크 왼쪽에서 상대 제이슨 스코틀랜드 선수에게 오른발 슛을 허용, 동점골을 내준 것.
총공세에 나선 한국은 38분 정경호가 상대 골키퍼와의 1대1상황에서 골로 연결시키지 못한데 이어 42분 박지성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한편 김태형은 이날 차두리의 선제골을 어시스트, 센추리 클럽(A매치 100회 이상 출전선수) 가입을 자축했다.
92년10월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김태영은 12년만에 A매치 100회 출전을 달성, 국내 선수로는 5번째로 센추리클럽에 합류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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