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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진상규명 빠진 "반쪽 특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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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진상규명 빠진 "반쪽 특감"

입력
2004.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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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원근 일병 사망사건 조사 과정에서 이전투구를 벌였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국방부에 감사원이 특별감사의 칼을 꺼내든 14일. T-50 고등훈련기 생산과정에서의 1,200억원대 국고손실, 김선일씨 사망사건 등 특감의 단골대상이 돼버린 국방부는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공무원 신분으로 대통령 탄핵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해 특감을 받았던 의문사위도 이날 감사원 특별조사국 요원이 다시 찾아오자 착잡한 분위기로 변했다.특감 요원들이 도착해 청사로 들어가는 장면을 지켜보던 국방부 관계자는 "국가 기관 간의 감정대립으로 국민에게 못 보일 것을 보여줘 창피하다"고 풀 죽은 모습으로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날 특감을 지켜본 국방부 직원들은 "특감으로 양측의 갈등이 끝나겠느냐"는 걱정도 빼놓지 않았다. 국방부에서 특감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기관 간 갈등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13일 "허 일병 사망사건 자체에 대한 특감은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양측이 총기발사에 죽기살기식 폭로전에까지 이를 수밖에 없었던 본질은 바로 허 일병 사건이다. 양 기관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허 일병 사건에 2년 넘게 매달려왔고, 이 과정에서 쌓이고 쌓인 앙금이 계속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허 일병이 자살이냐, 아니면 타살이냐가 명쾌히 결론이 나지 않으면 싸움은 멈춰지지 않고 단지 잠수할 뿐이다.

"싸우는 아이들에게 '왜 싸웠니'라고 물어보고 잘잘못을 가려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한 네티즌의 말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김정호 사회1부 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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