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14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전에 없이 강한 톤으로 전방위 공격을 퍼부었다. 한나라당의 기를 꺾어놓겠다는 의도와 함께, 청와대 홈페이지의 '박근혜 패러디' 사진 게재파문에 대한 물타기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우리당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안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조사대상으로 포함된 데 대해 박 전대표가 "야당탄압이자 정치보복"이라며 발끈한 것과 관련,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을 방해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신기남 의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농사꾼이 논에서 잡초를 뽑을 때 (잡초를) 가리지 않는다"면서 "박 전대표는 개인과 역사를 구별해 달라"고 말했다. 이부영 상임중앙위원도 "(친일청산 문제를) 정치적 목적과 의도를 갖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거들었고, 강창일 의원은 "박 전대표는 스스로 '우리 아버지가 친일 행위를 했다'고 자복하는 자가 당착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국회 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박 전대표가 1995년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수 장학회'가 도마에 올랐다.
우리당 노웅래 의원은 "정수 장학회는 1962년 발족된 '5·16 장학회'가 모태로, 현재 서울 MBC 주식 30%와 부산일보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정치지도자가 한 손으로 정치권력을, 다른 한 손에는 언론권력을 갖고 있는 것은 권언유착을 부를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정수 장학회는 공익재단으로 박 전대표의 개인 재산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은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노무현 대통령의 패러디 사진이 수없이 게재돼 있다"고 맞공세를 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한나라당은 14일 청와대 홈페이지가 박근혜 전 대표 패러디 사진을 초기화면에 게재한 것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공으로 대응했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사과가 없으면 홈페이지 관리 책임자를 비롯한 관련자에 대한 법적조치에 나서겠다고 엄포도 놓았다.
한나라당은 "저런 저급한 수준의 사람들이 청와대에 앉아 일하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종일 격앙된 분위기였다. 이것이 실수이건 고의이건 '미혼의 여성 정치인에 대한 성적 비하와 모독'이라는 점에서 공세의 발톱을 바짝 치켜 세운 것이다.
김덕룡 대표권한 대행은 이날 "야비하고 치사하다"고 비난했다. 한선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아이들이 볼까 두려울 정도로 천박하고 여성들이 보면 역겨움을 느낄 정도로 추잡한 사진을 청와대가 그대로 홈페이지에 올릴 수 있느냐"며 "파렴치하고 몰지각한 행동을 청와대가 앞장서 자행한 것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공격했다.
김영선 의원 등 한나라당 여성의원 15명도 성명을 내고 "반시대적 반여성적 작태를 자행한 청와대는 국민과 야당 앞에 석고대죄하라"며 책임자 문책을 강력히 요구했다.
당내 일각에선 이를 여당의 친일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 제출과 연결 지어, 차기 유력 대권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박 전대표에 대한 여권의 흠집내기가 본격화한 신호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여권이 친일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해 시행도 해 보기 전에 개정안을 내는 것은 특정한 정치적 의도와 정략적 계산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라며 일련의 '박근혜 죽이기' 흐름을 부각시켰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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