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제가 광복군에 들어간지 꼭 6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도 동참하기로 했죠."올해 나이 여든셋의 김우전 광복회장이 대학생들과 함께 중국 등 해외 항일독립운동사적지 순방에 나섰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항일과 애국애족의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광복회가 독립유공자 손자·손녀들을 대상으로 주관한 행사에 고령에 나이에도 불구하고 직접 동행한 것.
김 회장은 올해로 광복군 입대 60주년을 맞아 지난 9일부터 시작된 해외 유적지 순방에 각별한 뜻을 두고 있다. "하루 5∼7시간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고된 일정이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 모를 독립유공자의 후손들과 함께 하는 지금의 이 시간이 더없이 즐겁습니다."
김 회장은 13일 중국 지린(吉林)성 허룽(和龍)시 청산리 항일대첩기념비를 방문하던 중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동행한 대학생 중 황민(23·한신대 2년)씨가 역시 광복군 출신 동지인 황의선(81)씨의 친손자라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것이다. 김 회장은 황민씨에게 "네가 황 동지의 손자냐, 동지의 손자는 내 손자나 마찬가지"라며 반가워 했고 황씨는 김 회장에게 "친할아버지같은 따뜻함이 느껴진다"고 했다.
김 회장과 황의선씨는 1944년 일본군에 강제 징집돼 일본의 대동아전쟁 중국 전선에 투입됐다가 탈출, 광복군에 입대했다. 이후 김 회장은 당시 김학규 광복군 제3지대장의 부관, 미군 OSS(미 국방부 전략지원사령부) 파견, 김구 주석의 비서 등의 임무를 수행했으며 황의선씨는 광복 후 군(軍)에 투신, 대령으로 예편했다.
김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말로만 애국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젊은 세대에게 김 구 선생등 임시정부 인사들의 삶을 가르쳐야 한다" 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허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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