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실시로 '생산성 향상'이 국내 기업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전자가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생산방식(Toyota Product System)을 도입해 주목을 끌고있다.삼성전자 관계자는 13일 "이달부터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공정에 도요타의 'JIT'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JIT(Just In Time)'는 부품업체로부터 부품을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수량 만큼만 공급받아 재고가 없도록 해주는 재고관리 시스템으로, 도요타가 원가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처음 도입했다. 국내 전자업계에서 이 시스템을 본격 도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JIT 도입을 위해 백라이트 유닛(BLU), 인쇄회로기판(PCB) 등 LCD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부품을 비축하던 물류센터(허브창고)를 없앴다. 최대 14일까지 창고에 보관되던 각종 부품이 필요할 때마다 즉시 공급되는 시스템으로 바뀐 것이다.
삼성전자는 JIT 도입으로 LCD 부문에서만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재고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품질 개선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JIT 도입은 국내 제조·부품업계의 거래 관행에도 일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남양호 수석연구원은 "제조업체가 부품을 쌓아놓고 생산하는 관행은 사라질 것"이라며 "수많은 협력사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삼성전자의 JIT 도입은 장기적으로 제조업체와 협력업체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는 생활가전 부문에도 도요타 생산방식을 도입, 지펠 냉장고의 경우 고객이 원하는 선택사양에 따라 주문을 하면 2∼3일 내에 생산, 배송해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휴대폰 등 모든 사업부문의 생산공정에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원하는 시기에 공급하는 도요타 생산방식을 전면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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