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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샤브 9-3 컨버터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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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샤브 9-3 컨버터블

입력
2004.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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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 9-3 컨버터블(사진)을 봤을 때의 첫 인상은 ‘상큼함’이다. 연두와 노랑의 중간 색인 레몬라임 컬러는 삭막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최근 영국의 자동차 엔지니어협회 심사위원들로부터 디자인 최고상인 ‘메이저 인더스트리 어워드 ’를 수상한데서 알 수 있듯이 디자인도 매끈하면서 수려하다.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으면 또 다른 놀라움이 기다린다. 통상 컨버터블을 타면 어깨가 결리는 등 불편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브 9-3 컨버터블 운전석에 앉으니 고급 승용차를 탄 것처럼 부드럽고 편안하다.

자동차 키를 꽂는 곳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사이드 브레이크 옆에 있다. 키는 바닥을 향해 꽂는다. 마음은 어느새 도심을 벗어나 끝없이 펼쳐진 해안 도로를 달린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타임머신을 탄 것 같다고나 할까.

그러나 사브 9-3 컨버터블의 가장 큰 매력은 조용한 가속력에 있다. 정지선에 서 있다 신호와 함께 가속 페달을 밟으면 자동차는 무서울 정도의 힘을 발휘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소음은 거의 들을 수가 없다. 마치 빙판 위를 미끄러져 내달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자동차는 시속 100㎞가 넘었다는 알람 메시지를 준다.

4월말 국내에 출시된 뉴 사브 9-3 컨버터블은 사브가 20여년 동안 축적한 4인승 4계절용 소프트톱(헝겁으로 된 지붕) 컨버터블 제작 기술의 결정체다. 기어를 주차(P)에 놓아야만 지붕이 열리는 다른 컨버터블과 달리 시속 30㎞ 이하에선 언제든지 지붕을 여 닫을 수 있는 것도 사브 9-3 컨버터블 만의 강점이다.

옥에 티라면 지붕이 소프트톱이다 보니 아무래도 외부 소음 차단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실용성을 따지는 드라이버라면 매연이 심하고 차량 정체가 잦은 도심에서는 지붕을 열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듯하다. 에어로 모델이 7,215만원, 리니어 모델이 5,926만원이다.

/박일근기자

■ ‘컨버터블’(convertible)이란, ‘전환되는’이란 뜻으로 승용차이면서 지붕을 열면 오픈카로 바뀌는 자동차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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