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중국해와 태평양에 일본이 설정한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서 중국이 해군 함정을 동원해 자원탐사를 하거나 일본의 탐사활동을 방해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13일 일본 신문들에 따르면 전날 동중국해 EEZ 중일 경계선(중간선) 부근 일본측 해역에 중국 해군 소속 2,000톤급 소형함정 수척이 나타나 일본 탐사선의 천연가스·유전 조사활동을 방해했다.
중국 함정들은 일본 탐사선의 진로를 방해했고 탐사선이 진로변경을 요구했음에도 비켜나지 않아 결국 탐사선이 우회해 충돌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올들어 경계선에서 불과 4㎞ 떨어진 중국측 해역에 가스전 개발을 위한 채굴시설을 일방적으로 건설했고, 이에 대항해 일본은 지난 7일부터 노르웨이 탐사선을 용선해 일본측 해역에서 독자 탐사활동에 나섰다.
또 이달 들어 6∼12일 중국 해군 측량함들이 일본 최남단 영토인 태평양상의 오키노도리시마(沖鳥島) 부근 일본 EEZ 내에서 조사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다섯 차례 확인됐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항공기에서 무선으로 조사중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 측량함들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일본측은 이 조사활동이 동중국해의 일본 탐사활동에 대한 대항조치를 겸해 최근 활발해지는 중국 해군의 태평양 진출을 위한 잠수함 통항로 조사인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과 일본은 2001년 EEZ에서의 해양조사를 상호 사전 통보하는 제도를 마련했지만 이번 일련의 중국 해군 함정 활동에 대해 중국측의 사전통보는 없었다.
중국이 해군 함정을 동원한 것은 해양 권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시위인 동시에 해군 함정의 EEZ 무해통항권을 보장한 유엔 해양법 조약을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일본의 EEZ를 침범한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중국측에 시정을 요구할 방침이지만 중국은 일본의 EEZ 설정 자체를 인정하지 않아왔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동중국해와 오키노도리시마 부근에 초계기와 감시선을 통한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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