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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해킹에 뚫려버린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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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해킹에 뚫려버린 대한민국

입력
2004.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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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등 6개 주요 국가기관에 이어 국회 공군대학 통일교육원 등이 해킹당했다는 뉴스는 매우 충격적이다.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국회에서만 69대의 컴퓨터가 해킹 프로그램에 노출되었고 지난달부터 지금까지 10개 기관과 기업체 언론사 등의 컴퓨터 278대가 해킹당했다. 정확한 피해상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요 국가기관들이 해킹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는 것은 사이버전쟁 개념으로 보면 국가 방어선이 무너지고 안보에 구멍이 뚫렸음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 상에서 이뤄지는 사이버공격은 미사일, 테러와 더불어 21세기 전쟁의 3대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코소보 내전이나 이라크전쟁에서 사이버공격은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전문조직을 가동하고 있다. 1997년 컴퓨터바이러스부대를 창설한 중국은 정보방어능력을 키우기 위해 '방화벽만리장성'이란 프로젝트까지 추진하고 있다.

국정원은 이번 해킹 프로그램의 최초 발신지가 중국으로 나타나 중국측에 수사협조를 의뢰하는 한편 한글 이메일이 사용된 점으로 보아 한국어를 구사하는 상당한 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첨단 정보통신(IT)기술을 가장 먼저 실용화하는 우리나라가 국제 해커들의 실험무대가 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렇게 주요 국가기관이 해킹에 허물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아찔하다.

경제는 물론 안보와 기술 등 국가관리의 사이버화가 진행되는 추이를 볼 때 사이버범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 자명하다. 기업이나 정부 모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막대한 피해를 입고 국가적 대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 진정한 IT 강국이 되기 위해선 사이버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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