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온라인 음악사이트인 벅스(bugs.co.kr)가 저작권 문제로 음악업계와 대립한 끝에 결국 유료화를 선언했다.박성훈 벅스 사장은 13일 "국내 음악 스트리밍(인터넷에서 음성, 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기법) 시장은 일종의 인터넷방송 개념으로, 유료화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에 변함이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현재 법원에서 진행중인 소송과 관련해 조정안이 나왔고 상대편에서 조정안 수용 조건으로 벅스 유료화를 내걸어 이를 수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벅스는 유료화 방식으로 다른 음악 사이트들처럼 월별로 요금을 매기는 정액제나 곡당 일정액을 부과하는 종량제 방식을 채택할 방침이다. 박 사장은 "일단 유료화라는 대전제를 수용한 뒤 요금부과 방식 등 구체적인 부분은 이용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벅스는 앞으로 석 달 간 유료화 시스템을 시험 운영한 뒤 본격적으로 유료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1,60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리며 방문자수 기준 등으로 국내 전체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6위를 기록하고 있는 벅스는 그 동안 다른 음악사이트와 달리 음악업계의 유료화 요구를 거부, 무더기 소송을 당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그 동안 공짜로 음악을 듣던 네티즌들이 벅스의 유료화 방침에 반발, 소리바다와 같은 P2P(개인과 개인간 파일공유) 서비스로 옮겨갈 움직임이어서 현재와 같은 이용자 기반을 유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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