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돔이냐 금욕이냐.11일부터 16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제15차 국제에이즈회의에서 콘돔사용 장려와 금욕주의 중 어느 쪽이 에이즈 퇴치에 효과적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논쟁에 불을 지핀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12일 "콘돔 사용은 궁극적 해결책이 아니며 금욕을 최우선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간다는 에이즈 감염률이 인구의 30%를 웃도는 대표적 에이즈 국가였으나 금욕(Abstinence) 정조(Being faithful) 콘돔사용(Condom use)을 장려하는 ABC 정책을 편 결과 감염률이 6%로 뚝 떨어졌다.
금욕 주장은 콘돔 사용을 강조해온 보건전문가의 주장에 정면 배치된다. 전문가들은 콘돔, 깨끗한 주사기, 협상기술을 중시하는 CNN(condoms, needles, negotiating skills) 정책을 내세운다.
회의에 참석한 바바라 리 미 하원의원도 "성폭력 위험에 노출된 여성에게 금욕주의는 허황되고 혼전 순결 역시 비인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기독교도인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대표적 금욕주의 옹호자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새 정책 도입에 따른 재정 부담을 우려, 금욕정책의 전세계적 확산에는 주저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올해만도 전세계 개발도상국에 5억5,000만개의 콘돔을 수출한 대표적 콘돔 수출국인 터라 콘돔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도 없는 처지다.
국제에이즈퇴치기금에 매년 2억 달러를 내놓고 있는 미국은 이번 회의에 예년보다 적은 대표단을 보내는 등 소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고 참가자들은 "미국이 최소한 8억 달러는 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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