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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全美서 크게 울리는 '부시 비웃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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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全美서 크게 울리는 '부시 비웃기'

입력
2004.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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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칸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마이클 무어 감독의 ‘부시 때리기’ 기록영화 ‘화씨 9/11’(Fahrenheit 9/11ㆍ사진)이 빅 히트 하고 있다. 9ㆍ11 테러 후의 부시 행정부의 국내와 국제정책을 기소한 이 영화는 지난 달 25일에 개봉돼 주말 3일간 총 2,390만 달러를 벌어 들이며 두 편의 인기 코미디 ‘화이트 칙스’와 ‘다지볼’을 제치고 흥행 1위를 차지했다. 기록영화로서는 사상 최대의 쾌거다.영화는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가 포함된 2~5일 다시 2,100만 달러를 벌어 들이며 ‘스파이더맨 2’에 이어 흥행 2위를 기록했다. 5일까지 총 수입은 6,000만 달러. 전문가들은 이 영화가 기록영화로는 최초로 총수입 1억달러를 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 방법이 치사하고 졸렬하기는 하나 작심하고 부시를 조롱하고 공격한 이 영화는 개봉 전 배급사인 미라맥스의 모회사 디즈니가 작품의 편향된 정치성 때문에 미라맥스의 배급을 저지해 화제가 됐었다. 이에 미라맥스의 공동회장인 하비와 밥 와인스틴 형제는 디즈니에게 600만달러를 주고 영화를 되 산 뒤, 독립영화사인 라이언스 게이트와 IFC필름을 통해 시중에 개봉했다.

무어는 부시와 딕 체니 부통령 및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등 그의 그룹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희화화해 폭소가 터져 나오는데 11월 선거를 치를 부시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무어의 궁극적 목표는 부시를 백악관에서 몰아 내는 것인데, 그는 이런 목적을 위해 부시의 서툰 말솜씨와 어색하고 멍청하며 또 보기에 민망스러운 모습들을 교묘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부시에게 가장 아플 장면은 9ㆍ11테러 직후의 부시의 모습. 그는 이때 플로리다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 중이었는데 참모가 테러소식을 알려주었는데도 7분간이나 교실에 앉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 뒤에야 자리를 떴었다. 이 때 화면 위의 시계가 7분이 지났음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12일자 ‘타임’지 커버 스토리로 오를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상영극장은 평일인데도 매진이 되고 있으며, LA 같은 진보적 도시는 물론이요, 부시의 고향인 텍사스에서도 장사가 잘 되고 있다.

멜 깁슨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처럼 필견의 영화가 된 것. 미 전국에서 민주당원과 공화단원을 막론하고 모두가 보고 있는데 영화를 본 공화단원들 중 적지 않은 수가 다음 선거에서 부시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어는 부시가가 석유회사를 운영할 때 사우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또 개인투자회사를 통해 빈 라덴가와도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었다고 폭로하고 있다. 그리고 부시가 전세계가 테러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역설한 뒤, 곧바로 골프 스윙을 하면서 “내 폼 어때?”라고 으스대는 모습과 백악관에서의 TV연설 직전 커닝하는 아이처럼 곁눈질하는 모습 등을 보여주면서 부시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

또 다른 재미있는 장면은 워싱턴을 방문한 무어가 의원들에게 다가가 당신의 아이들을 군에 입대시키지 않겠느냐고 묻는 장면. 무어는 뉴스와 비디오 클립 등 광범위한 자료들을 사용해가며 부시를 백악관에서 몰아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는데, 공정치는 못하지만 나처럼 부시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즐겁기 그지없는 영화다.

박흥진/LA미주본사 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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