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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세종로/총리실 "골프 못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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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세종로/총리실 "골프 못치겠네"

입력
2004.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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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국무총리는 골프에 대한 열정이 깊은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난달 8일 총리로 지명된 뒤에는 골프채를 잡지 못하고 있다. 총리인준 청문회 준비에다 김선일씨 피살사건, 국정조사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 때문이다. 총리에 지명될 무렵 오래 전부터 이루어진 골프약속이 있었으나, 지명 받고 난 뒤 곧바로 취소했다는 후문이다.이 총리는 총리에 지명된 뒤 노무현 대통령이 "총리 인준안이 통과되면 가끔 주말에 필드에 나가 얘기나 나누자"고 말해 상당한 기대를 걸었다고 한다. 그러나 경기침체와 김선일씨 피살사건 등 현안으로 노 대통령이 당분간 골프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져 대통령과 총리의 '골프 회동'은 당분간 성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총리는 주변의 권유로 비교적 늦은 1997년에 골프를 시작했다. '머리'(처음 필드에 나가는 것)를 올린 뒤에는 거의 매주 라운딩을 가질 정도로 골프에 푹 빠졌고, 작고한 장인으로부터 상속 받은 유산으로 골프회원권을 장만하기도 했다.

이 총리의 골프 실력은 핸디 10의 '준 싱글 골퍼'로 알려져있으나 사실은 핸디 18정도. 한 측근은 "가끔 80대 후반을 치지만, 보기플레이어로 보면 된다"며 "구설수를 싫어해 주로 고교동창 등 친구들과 필드에 나가며 열린우리당 이호웅의원 등 맘에 맞는 동료의원들과 잘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라운딩 중에는 웬만해선 '기브'(그린에서 홀컵에 볼이 가까이 붙었을 경우 들어간 것으로 간주해주는 행위)를 주지 않고, 경기의 박진감을 위해 조그만 내기를 걸길 좋아한다고 함께 라운딩한 사람들은 전했다. 또 경기가 후반에 잘 풀리면 9홀을 더 도는 것도 마다 않을 만큼 체력과 승부욕이 대단하다는 전언이다.

같은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근무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골프 애호가였으나 지난 총선 때 민생투어를 하며 골프를 치지 않기로 한 약속에 따라 골프를 깨끗이 끊었다.

총리실 직원들은 이 달 들어 토요 휴무가 이틀로 늘어났음에도 분위기상 선뜻 골프를 치진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골프 금지령이 내려지진 않았지만 총리도 안치고 있어 자제하고 있다"면서도 "총리가 다시 시작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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