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휴가철. 서울의 주요 공연장도 7월 들어 문을 닫고 무대점검 중이다. 예술의전당과 호암아트홀은 16일까지, LG아트센터는 이달 말까지 한 달 간 휴관. 실내 공연도 쉬는데, 이참에 갑갑한 서울을 벗어나 자연 속으로 음악 소풍을 떠나면 어떨까.음악 애호가로 소문난 방송인 황인용이 경기도 파주의 헤이리에 지은 음악감상실 ‘카메라타’가 10일 첫 손님들을 맞았다. 최근 출범한 문화단체 풀로엮은집(이사장 홍세화)이 마련한 ‘헤이리 음악소풍’에 20여 명이 찾아온 것이다. 시인 겸 음악 칼럼니스트 김갑수씨의 해설로 바로크음악을 듣는 자리였다.
카메라타에서 열린 첫 음악소풍. 거대한 스피커가 앞쪽 벽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다.
카메라타의 음향기기는 오디오산업의 초창기이자 전성기인 1930년대 미국회사 웨스턴 일렉트릭의 고풍스런 제품. 최첨단 ‘하이엔드’ 오디오의 빵빵하지만 기계적인 사운드와 달리, 극히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느낌을 주는 기기다. 가로 세로 1m는 족히 되어보이는 초대형 뿔 모양 스피커가 2층 높이 건물의 한 쪽 벽을 몽땅 차지하고 있다.
오후 5시부터 모여든 손님들은 주최측이 준비한 도시락을 먹고서 6시부터 음악을 들었다. 김갑수씨가 직접 골라온 음반을 틀고 해설을 했다. 카메라타는 8월 중순에 공식 오픈할 예정이어서 아직 내부 단장이 덜 된 상태. 대신 맛있는 커피와 아름다운 음악이 아무런 칠도 장식도 없이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한 실내를 가득 채웠다.
헤이리는 파주 통일동산 옆에 짓고 있는 자연친화형 문화예술인 마을. 문화예술인 300여 명이 입주할 예정으로 한창 공사중이다. 카메라타 외에 소설가 윤후명의 후명원 만묘루, 어린이책 전문서점 동화나라 등 20여 집이 완공됐고, 앞으로 박물관ㆍ미술관ㆍ공연장ㆍ아틀리에ㆍ서점ㆍ작업실 등 100개가 넘는 문화시설이 들어선다.
바로크음악으로 시작한 헤이리 음악소풍은 모두 12회, 매주 토요일 열린다. 바흐, 모차트르,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바그너, 차이코프스키, 쇼스타코비치, 말러, 브에나비스타 소셜클럽, 재즈가 차례로 기다리고 있다. (02)734-5953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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