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고위원 경선 레이스는 한나라당의 불모지인 광주에서 테이프를 끊었다.한나라당은 권역별 최고위원 후보자의 첫번째 합동연설회를 12일 광주 상무 리츠컨벤션센터에서 열었다. 이날 행사의 컨셉은 '동·서 지역 벽 허물기'. 광주·전남과 부산·울산·경남권의 대의원 1,200여명을 한 데 모아 놓고 동·서 화합을 꾀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합동연설회에 앞서 망월동 5·18 국립묘지를 참배한 최고위원 후보 7명의 정견발표는 호남에 대한 구애와 노무현 대통령 정권 질타가 주를 이뤘다.
박근혜 후보는 "나침반도 지도도 없이 망망대해에 떠 다니는 대한민국을 한나라당이 다시 일으켜야 한다"며 "다시 한번 대표로 선택해 주시면 국민만을 바라보며 당을 개혁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해 튼튼한 반석 위에 올려 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같이 광주에서 작위적으로 뭘 하기 보다는 진정으로 호남의 사랑을 받는 전국정당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역설했다.
이규택 후보는 "현 정권의 성적을 고스톱에 비유하자면 미칠 광(狂)자의 '광박'에 노빠들의 '노박', 불신임·퇴진 공갈협박 등 쓰리박"이라고 원색 비난하는 한편 "국민의 가려운 데를 긁어 주는 게 야당의 존재 이유인데, 지금처럼 여기저기 눈치 보며 상생과 화합 운운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박근혜 후보와 각을 세웠다. 이강두 의원은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으로 시작하는 대중가요 '화개장터'를 부르면서 연설을 시작, "2007년 정권 창출에 밑거름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원희룡 후보는 "젊은 주자로서 부패하고 낡은 껍데기에 안주하는 정당이라는 굴레를 벗기고 국민이 OK할 때까지 당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김영선 후보는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노무현 대통령 정권에 의해 갈기갈기 찢긴 나라를 지키게 해 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정의화 후보는 "한나라당이 호남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며 호남 배려 인사정책 등 지역발전 공약을 내놓았다. 원외 대표인 곽영훈 후보는 "평당원이 최고위원에 당선되는 것만으로도 한나라당의 민주화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지지를 구했다.
/광주=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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