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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의문사위에 총 쏜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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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의문사위에 총 쏜 군인

입력
2004.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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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위 조사관에게 군 관계자가 권총을 쏘고 수갑을 채워 협박했다는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다. 군이 즉각 반박하고 나서 아직 진상은 불분명하지만 의문사위의 이 같은 주장이 만의 하나 사실이라면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다. 문제 된 허원근 일병 사건은 국방부측의 자살 판정에 대해 의문사위가 재조사, 최근 타살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여기서 양측의 조사과정이나 결론, 또 의문사위측의 매끄럽지 못한 행동이 충돌을 촉발했을 개연성 등은 논외로 한다. 중요한 건 군 관계자의 인식과 행태다. 도대체 어디에 총을 들이 대는가. 군의 해명대로 실탄을 장전한 총이 아닌 가스총이라도 마찬가지다. 군에 부여된 독점적 무력은 국가와 국민을 보위하기 위한 것이지, 이해기관을 제압하기 위해 허용된 것이 아님은 재론할 필요조차 없다. 이와 관련, 역시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지난주에도 현역 대장이 험한 언사로 의문사위 조사관을 협박했다는 주장이 있었음을 주목한다.

심각한 문제는 또 있다. 해당 군 관계자가 총까지 들이대게 된 원인은 국방부의 사건 결론과 달리 타살 심증이 담긴 자신의 조사자료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면 나 죽는다"며 절박한 심정을 내비쳤다고 한다. 이 또한 사실이라면 군이 자살로 방향을 잡아놓고 사건을 몰아갔다는 뜻이 된다. 허 일병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어떻든, 자칫 국방부 조사 전체를 의심케 할 수 있는 정황이다.

지금은 온 국민이 테러 위험에 노출돼 있는 비상 상황이다. 최근 빈발한 온갖 군 부조리 사건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여전히 군에게 애정과 기대를 갖고 있는데, 이런 실망스러운 행태로 군의 명예를 훼손하고 국민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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