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쓴 '내 인생의 길잡이 선데이 서울' 두 번째 원고에 매호 표지 다음 장에 죽 펼쳐보게 끼워진 여배우들의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컬러사진과 그 책 중간에 13세 소년의 몸과 마음을 짜릿하게 덥혀주던 '어찌하오리까'에 대한 얘기를 했다. 그런데 그 '어찌하오리까'가 사실은 그 잡지의 기자거나 자유기고가가 창작해낸 얘기였다는 것은 괜히 말했는가 보다.엊그제 대구에 사는 40대 중반의 여자 독자가 메일을 보내왔다. "지금에야 처음으로 고백하는 건데, 이건 아무도 모르는 얘기다. 선데이 서울 '어찌하오리까'에 고2때 원고를 기고한 적이 있었다. 원고가 채택되면 일정액의 사례금을 준다 해서 그만 용돈에 마음이 사로잡혔던 것이다. 쓰기도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이야기 끝에 '그래서 순결을 잃고 말았다'고만 쓰면 될 것 같아서 내가 직접 시나리오를 만들어 써서 보내는데, 지금껏 귀하의 글이 채택되었다는 소식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 전부가 잡지의 기자거나 자유기고가가 썼다니. 그런 사실도 나는 지금에서야 알다니. 애고애고, 분하고 원통하다."
돌아보면 우리 모두의 추억이 어린 선데이 서울이었던 것이다.
이순원/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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