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에서 과거 2,000년간 세계 최대 규모인 10세기의 거대 분화와 비슷한 대규모 분화가 9세기에도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926년 발해의 멸망이 화산 폭발과 연관돼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됐다.11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호쿠(東北)대와 중국, 한국 연구자들이 2000년부터 4년간 중국측 백두산의 지질을 조사한 결과, 산 정상에서 동북쪽으로 50㎞ 떨어진 연못에서 10세기 거대 분화로 생긴 두께 1m의 퇴적물과 2㎝의 토양을 사이에 둔 아래쪽에 두께 25m가량의 새 퇴적물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새 퇴적층 안에서 채취한 나무조각의 연대측정 결과, 9세기 분화로 화산재와 용암이 퇴적해 생겨난 것임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발해(698∼926년)의 갑작스러운 멸망이 백두산 폭발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둘러싼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의 지질학적 연구결과에서 10세기의 백두산 분화가 938년께 발생했던 것으로 규명되면서 926년의 발해 멸망과는 관계가 없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번 연구결과로 사정이 달라지게 됐다.
연구팀 대표인 도호쿠대 다니구치 히로미츠(谷口宏充) 교수는 "9세기의 분화가 발해의 멸망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도쿄=신윤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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