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던 모든 선수가 약물에 매여있었다. 난 피해자일뿐이다”1988년 서울올림픽 때 약물복용으로 근대올림픽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긴 벤 존슨(42ㆍ캐나다)이 폭탄 선언을 했다. 그는 11일(한국시각) 캐나다 CTV의 다큐멘터리 ‘벤 존슨, 약물과 금메달 원정’에서 “88서울올림픽에 출전했던 모든 선수가 약물을 복용했지만 국가가 보호해주지 못한 나만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선수의 이름은 밝히지 못했다.
당시 존슨의 약물복용 사실을 부인하다 국가적 망신을 초래했던 코치 찰리 프란시스도 “그때만해도 스테로이드는 트랙에 흔했다. 그것(약물복용)은 수십 년 동안 내려온 관행이었다”고 존슨의 주장에 동조했다.
한때 세계기록(9초83)을 보유했던 존슨은 88년 9월 24일 열린 서울올림픽 남자 육상 100m 결승에서 84LA올림픽 4관왕에 빛나는 ‘갈색탄환’ 칼 루이스를 제치고 9초79의 세계기록으로 결승선을 끊었다. 9초80 벽이 처음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3일 뒤 소변검사에서 금지 약물(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복용 사실이 드러나 존슨의 영광은 '3일 천하'에 그쳤다. 신기록은 박탈됐고, 금메달은 2위 루이스에게 넘어갔다.
심지어 93년엔 다시 금지약물(테스토스테론) 양성반응을 보여 육상계에서 영원히 추방됐다. 현재 그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셋째 아들인 축구선수 사디 카다피(페루자)의 개인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벤 존슨 사건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88년 ‘서울선언문’을 채택, 약물복용 근절에 힘써왔지만 아테네올림픽을 앞둔 지금도 팀 몽고메리(29ㆍ미국) 등 세계적인 육상 스타들은 여전히 약물 복용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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