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사진) 서울대 총장이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한국경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미래를 위한 실력이나 기틀을 쌓고 있지도 못하다"고 혹평했다.정 총장은 9일 서울 서초동 대검 별관에서 열린 '대검찰청 포럼' 강연에서 "이 같은 결과는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이 투자기피로 이어지면서 초래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쉬운 과제를 설정해 이를 해결하면 시장이 신뢰를 갖게 된다"며 투자유도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 총장은 "과거 40년간 거시 경제는 좋고 미시 경제는 허약했는데, 2년 전부터는 미시와 거시가 모두 나빠졌다"고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지적한 뒤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를 푸는 방법으로 외환위기 당시와 같은 기업의 투명성 제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정 총장은 이런 점에서 "정부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구호를 내세우며 경기 부양적 시각으로 경제를 운영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광화문에서 마주치는 우리 국민의 눈빛이 워싱턴과 런던 사람들보다 훨씬 빛나 위기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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