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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패션가 사람들-강진영·윤한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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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패션가 사람들-강진영·윤한희 부부

입력
2004.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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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제를 통해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이 우리의 꿈입니다.”부부 디자이너로 이름높은 강진영 윤한희씨가 또 한번 패션인들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지난달 29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오브제바이와이앤케이의 ‘2004 가을겨울 패션쇼’.

예정 시간보다 40분이나 지연되는 쇼에 불만을 터트리던 1,000여 관객들은 암흑 속에 등장한 모델의 몸이 11m 상공으로 치솟으면서 끝없이 이어진 드레스 자락이 무대위로 거대한 베일을 드리우는 순간 탄성을 쏟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패션은 판타지’라는 말이 이만큼 극적으로 표현된 것을 본 적이 언제던가.

검은 무대 위로 걸어나온 모델들은 헐겁게 뒤로 올린 머리카락에 검은 눈화장을 했지만 도도하고 당당한 눈빛으로 상류사회의 오만한 매력을 쏟아냈다. 반짝이는 비즈와 자수를 엮어 감미롭게 빛나는 이브닝 재킷, 겹겹이 물결치는 시폰 블라우스의 주름과 술 장식, 검정과 은회색을 베이스로 갈색이 섞인 보라와 자주색을 오가는 고급스러운 색감 등은 벌써 3년째로 접어드는 이 부부의 유랑이 비로소 궤도에 올라섰음을 엿보게 했다.

“불경기로 패션계 전체가 엄청난 고통을 겪고 명품에 밀려 내셔널브랜드들은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정말 어려운 시기죠. 그런데 이런 큰 쇼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럴수록 오브제가 나서야한다고 생각했어요. 패션은 다시 한번 꿈이고, 판타지이고, 사람들을 뜨겁게 만드는 것이어야 해요. 오브제는 대중의 사랑이 없었으면 살아날 수 없는 브랜드였는데 탄생 10년째인 올해 그 사랑을 되돌려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거죠.”

2002년 봄부터 뉴욕컬렉션에 진출, 한국인 디자이너로는 유일하게 6회째 연속 참가하고 있는 강-윤 커플은 한달의 절반은 한국에서 오브제를, 절반은 뉴욕에서 현지브랜드 와이앤케이 워터디어스를 진두지휘하며 보낸다.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인 뉴욕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국내 공주옷의 원조인 오브제의 성공에 자만한 나머지 패션 자체에 흥미를 잃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이들은 와이앤케이의 이름으로 랄프로렌이나 마크제이콥스 같은 뉴욕의 톱클라스들과 어깨를 견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있다.

“생각해 보세요. 처음 박세리가 나오기 힘든 거지 한번 터지니까 박지은도 나오고 안시현도 나와요. 9월이면 여섯번째 뉴욕컬렉션 무대에 섭니다. 한국패션의 미래를 위해서 누군가 봇물을 터트려야한다면 그게 우리였으면 좋겠다는 각오로 하고있어요.”

평소엔 과묵하나 ‘옷 이야기만 나오면 입에서 침이 튀는’ 남자와 ‘나로 인해 그 남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아이 대신 옷을 선택한 여자, 강-윤 커플은 뉴욕컬렉션으로의 대장정을 위해 8일 도미했다.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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