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이라크 한국대사관이 고 김선일씨가 근무했던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에게서 1만5,000달러를 빌린 뒤 변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전윤철 감사원장은 이날 국회 법사위에 출석, "임홍재 주 이라크 대사가 김 사장에게 1만5,000달러를 빌려 변제한 사실이 있느냐"는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임 대사가 돈을 빌린 시점은 모르겠고, 갚은 시점은 김선일씨가 살해된 이후"라고 말했다.
전 원장은 이어 "급박한 현지상황을 감안하고 현지 조사단이 파견돼 있어 대사 소환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이에 대해 "대사관측은 이라크 현지 직원의 퇴직금 지불 등에 필요한 현금이 부족해서 임시 변통했다"며 "김 사장에게서 돈을 빌린 사람은 대사관의 총무담당 P영사였고 당시 임홍재 대사는 요르단 암만에 출장 중이었으며, 바그다드로 귀환한 13일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김 사장도 이날 감사원의 조사를 마친 뒤 "대사관 직원의 요청으로 대사관 운영경비로 빌려 줬다"고 말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한국대사관이 바그다드에 은행이 없어 부족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현지의 유일한 한국인 사업가인 김 사장을 통해 자금을 변통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현지조사단이 귀국해야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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