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정보국 근무 중 국가기밀누설 혐의로 복역하다 현재 가택수감 중인 로버트 김(64·한국명 김채곤)이 중형을 선고받은 것은 기밀 누설 때문이 아니라, 한국 해군이 추진 중이던 미 해군의 정보수집시스템 구매에 부정적 의견을 제안해 '괘씸죄'를 적용받은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8일 로버트 김 후원회가 공개한 로버트 김의 법정 탄원서에 따르면 로버트 김은 1996년 미국을 방문한 한국 해군 장교들을 만나 전술지휘통제시스템(C4I)의 일부인 정보수집시스템 구매계약 체결을 서두르지 말도록 제안했다.
그는 탄원서에서 이 시스템을 자신이 소속된 부서에서 개발했고, 시스템 개발팀 책임자가 자신을 판매 로비 창구로 활용하려 했음을 암시했다.
그는 "개발팀은 한국 해군 장교들과 내가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고, 시스템을 한국 해군에 판매하기를 진정으로 희망했다"며 "그러나 나는 해군 장교들에게 즉시 계약을 하지 말고 한국 해군의 요구사항을 서면 제출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로버트 김은 한국에 이전에 판매됐던 시스템이 "비도덕적"이었고 "한국에 설치된 뒤 먼지만 쌓이게 됐다"면서 시스템을 구입한 국가로부터 "미국이 비난받는 것을 듣고 싶지 않았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신재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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