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무교동 45번지 코오롱 빌딩 앞. 콘크리트 빌딩들이 밀집한 이 곳에 매일 아침 6시면 토스트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골목 한 귀퉁이에 세워진 하얀 스낵카 안에서 수십개의 식빵들이 잘 달궈진 그릴 판 위에서 이리 누웠다 저리 누웠다 하면서 이 일대를 온통 고소한 빵 냄새로 뒤덮이게 한다.스낵카 안의 1.5평 남짓한 공간을 빵 공장 겸 매장으로 삼아 계란과 햄 등을 넣은 토스트를 팔고 있는 '석봉토스트'의 김석봉 사장(46). 그는 이곳에서 8년째 한우물을 판 결과 1,000원짜리 토스트를 하루 300개 이상 판매해 연 수입 1억원 이상을 올리는 억대 소득자가 됐다. 그는 '석봉토스트'라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대형 쇼핑몰을 포함해 15곳에 체인점을 둔 창업주로 발돋움했다. 김 사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달 '샌토매니아'라는 브랜드로 중국에까지 진출하기에 이르렀다.
"제조에서 판매까지 모든 것을 손님입장에서 생각합니다. 비용이 더 먹혀도 항상 손님 마음에 들게 준비하면 결국에 손님들이 다시 찾아오곤 하더군요."
김 사장의 손님 맞이는 일단 복장에서부터 시작한다. 하얀색 모자에서 앞치마까지 언뜻 보면 호텔 조리사가 직접 출장을 나와 있는 것 같은 분위기이다. 환한 미소에 친절한 인사말은 기본. 눈에 익은 단골고객의 경우 식성까지 기억해 입맛대로 빵을 굽는다.
"음식은 청결이 가장 중요하지요. 모든 재료를 매일 직접 씻고 커피물도 정수기로 걸러내고 우유도 아침마다 새로 구입해 제공하다보니 손님들이 이곳은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신뢰를 갖게된 것 같습니다"
성장 일변도를 달려온 그에게도 위기는 많았다. 장사 초기에는 자릿세를 요구하는 불량배들의 위협이 끊이지 않았고 철거를 하라는 노점 단속원들과의 신경전도 끊이지 않았지만 건물주 등 주변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토스트 신화'를 이뤄낸 그가 이번에는 성공스토리를 담은 ' 석봉토스트, 연봉 1억 신화'(넥서스BIZ 간)를 펴냈다.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그의 생활신조와 용접공, 과일행상, 막노동까지 해봤지만 IMF 외환위기를 맞으며 처절히 절망했다가 토스트 행상으로 일어선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김 사장은 오전 11시 장사를 끝내면 매일 오후에 고아원이나 양로원, 장애복지관 등을 찾아 불우 어린이들과 노인, 장애인들에게 직접 토스트를 구워주고 때때로 인형극 공연 봉사를 하기도 한다. 그는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의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한다면 남을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모른다"라고 말한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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