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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박창달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놓고 "양심고백" 내홍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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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박창달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놓고 "양심고백" 내홍 점입가경

입력
2004.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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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창달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내부 논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동료의원들이 공개석상에서 '양심고백'에 대한 찬반을 놓고 격론을 벌이는가 하면 이번 파문을 당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제기로 연결시키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8일 오전에 열린 정책의총에서 원내 부대표인 우윤근 의원은 "당원들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옳고 그름을 떠나 양심에 속하는 문제를 그렇게 쉽게 공표해서야 되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최근 며칠 새 소속의원의 3분의 1이 달하는 50여명이 당원들의 색출 작업에 동조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보좌관이 네티즌들의 압박 때문에 나도 모르게 찬성했다고 공개했지만 양심의 문제라 판단돼 공개를 철회했다"며 "이후로 어떤 형태로든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고 의원들에게 촉구했다.

이에대해 유시민 의원은 "국민들의 비난이 거센데 정작 당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없다"며 "이런 상황을 보고 입을 닫고 있는다면 죽은 정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표를 던진 사람도 이유를 밝혀 공론에 붙여져야 한다"면서 "남에게 얘기해줄 수 없는 것을 양심에 속한다고 묻어버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어 "때로는 개인적으로 정치적인 불이익을 감수하는 용기도 필요하다"며 "당원들이 반대한 의원을 출당시키라는 식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투표결과 공개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자 임종인 의원이 나서 "지금 상황은 151명의 의원들에게 100만명이 달려들어 반대한 놈들 죽여버리겠다는 것과 같다"며 "부결에 대한 국민의 반대나 당원들의 분개를 이해하지만 이를 공개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와 묵비권의 침해"라고 주장했다.

문학진 의원도 "양심과 신념을 갖고 하는 일인데 서로 눈치보는 이상한 기류가 형성돼 있다"며 "50여명이 찬성했다고 답변했는데 모두 진실인지 거짓말탐지기가 필요한 더러운 상황이 벌어졌다"고 다소 격앙된 톤으로 반대 의사를 강하게 표출했다.

한편 문태룡 중앙위원 등 일부 당원들은 당 게시판을 통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원 소환제의 대상을 선출직 당직 뿐만 아니라 선출직 공직에까지 확대해 당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당내 민주주의 문제로까지 확산시키려 부심했다. 임종인 의원도 "우리당의 위기는 체포동의안 부결 때문이 아니라 파병 찬성과 분양원가 공개 반대 등 당원들의 뜻보다는 실용주의 노선이라는 미명 아래 당의 정체성이 변질됐기 때문"이라고 가세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 "고백 질의" 주도 하승운씨

"잘못을 털고 새롭게 가자는 것을 마녀사냥이라고 몰아 부치는 걸 보면 아직 정신 못 차렸습니다."

박창달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찬반여부를 밝히라는 질의서를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돌려 '양심고백' 파문을 일으킨 하승운씨는 8일 기자와 만나 "잘못을 반성하고 앞으로 달라지겠다는 다짐을 받으려는 것일 뿐 죄인을 찾아내려는 의도는 결코 없다"고 강변했다. 우리당 당원 게시판에서 아이디 '은하수'로 활동 중인 하씨는 체포동의안 부결 직후 당원들을 이끌고 신기남 의장을 항의 방문했다. 그는 경기 분당에서 섬유수출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하씨는 질의서를 만든 이유에 대해 "체포동의안 부결을 보고 분노했다"며 "밤 새워가며 탄핵반대를 외치고 선거 운동해서 1당을 만들어준 결과가 고작 이것인가 하는 실망감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질의서는 우리당 의원들을 압박해 또 다시 같은 일을 하지 말라는 재발방지책"이라며 "밥벌이 직업 국회의원이 아닌 새로운 정치 실현자를 바라는 당원들의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찬반 공개요구는 국회법 절차를 무시한 '인민재판'이라는 지적에 대해 하씨는 "무기명 투표라는 방패 뒤에 숨어 잘못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한 정봉주 의원을 향해 "소신에 따른 행동이라면 돌멩이 맞을 각오로 떳떳하게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체포동의안에 반대한 의원을 색출해 내쫓으려는 것 아니냐"고 묻자 "당원은 부모, 의원은 자식에 비유된다"며 "자식이 잘못을 뉘우치면 부모는 더 지지하는 법이며 누구를 쫓아내서 당이 깨지면 좋아할 사람은 수구세력 뿐"이라고 말했다.

하씨는 "현재 우리당은 잘 버무려지지 않은 비빔밥 같다"며 "밥, 고추장, 야채가 골고루 섞여야 맛이 나는데 그게 되질 않는다"고 진단했다. 108명의 초선 의원에 대해선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자신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자 '당론으로 정하지 않은 지도부 잘못'이라며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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