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의 아이들’의 캐나다 작가 가브리엘 루아 문학의 절정으로 꼽히는 소설집 ‘세상 끝의 정원’이 김화영(고려대) 교수의 번역으로 나왔다.‘…아이들’에서, 가난하지만 당당한 아이들의 모습과 행동, 그들이 전하는 감동을 알파벳 하나의 꾸밈없이 담담하게 잇던 그 문체 그대로다. 다르다면 이번에는 어른들의 세상이라는 점. 20세기 초 캐나다 이민법에 희망을 걸고 로키산맥 서쪽의 황막한 땅에 정착한 소수 민족의 삶의 이야기가 3편의 단편과 1편의 중편으로 담겼다.
밀 저장소를 개조해 식당을 열었다가 유전이 발견되면서 떠밀려나 유랑하는 한 중국인의 삶의 이야기, 먼 친척인양 찾아와 왕래 없던 친지들의 소식을 꾸며 전해주고 떠나는 나그네의 이야기 등.
내용이 무거운 만큼 읽히는 속도는 ‘…아이들’보다 더디다. 르뽀기자 경력을 지닌 작가의 저널리스트적 긴장이 그의 자유주의적 사회주의 세계관과 어울리며 귀한 감성을 부려놓는다. 김화영 교수는 이 책을 두고 “그 광대한 평원에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다른 언어에 의해 분열되지 않고 이해하며 사는 너그러운 통합의 문학”이라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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