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학습교재로 활용한다. 아이들은 신이 나고 적극적이다. 흐뭇하게 이를 바라보는 천안중 국어교사 박경이씨. 그는 적극적인 만화 옹호자다. 만화로 수업하고, 학교에 만화 동아리를 만들었다. ‘만화 학교에 오다’는 만화와 관련한 그의 경험과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박 선생님은 “만화가 그림과 이야기를 함께 담기 때문에 의미 전달이 쉽고 빠르다”고 말한다. 다양한 소재와 어휘를 사용하고 일상의 구석구석을 다루기 때문에 좋은 학습교재가 된다는 것이다.
박경이 선생님이 학생들과 만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은 우선 그의 만화수업 경험을 소개한다. “아이들에게 만화를 보다가 겪은 일을 이야기하라”고 했다. 몰래 만화를 읽다가 등짝을 맞은 것은 기본이었다. 만화 빌리려고 엄마 돈을 훔쳤다는 아이, 현관문 밖에서 벌을 선 아이…그러는 사이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만화의 문제점을 짚고, 반성하듯 자신의 행동을 돌아본다.
이번에는 좋아하는 만화를 이야기 하는 시간이다. “만화내용을 간단히 정리하고 어떤 점이 특히 좋은지, 캐릭터의 매력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말하라”고 했다. 아이들은 이런 요구에 때로는 기막히게, 때로는 어설프게 대답한다. 인기 있는 만화는 의견교환이 격렬하게 이뤄지는데 저자가 적당하게 부추겼더니 좋은 토론이 됐다.
빈칸으로 남은 만화의 대사 부분에 적당한 대사를 채워넣으라 하자 다양한 상상력으로 원작보다 나은 말을 넣었다. 교과서 내용을 짧은 분량의 만화로 그리면서 아이들은 이해력과 요약 능력을 길렀다. 만화 대사중 맞춤법 틀린 낱말찾기, 만화가 가상인터뷰, 만화 감상문쓰기 등도 만화를 이용한 좋은 학습법이다.
책의 뒷부분에서 그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만화 119종을 추천했다. ‘짱뚱이 시리즈’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비트’ ‘몬스터’ ‘미스터 키튼’ ‘맛의 달인’ ‘유리가면’ ‘닥터 노구찌’ ‘못말리는 간호사’ ‘천재 유교수의 생활’ ‘비빔툰’ ‘북해의 별’ ‘신의 나라 인간 나라’ ‘묵공’ ‘쥐’ 등이다. 이들 만화에 대한 그의 상세한 리뷰도 실려 있다. 우리교육 발행 1만3,000원.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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