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스피츠는 이제 없다. 내가 32년 전설을 깨겠다.”8일(한국시각) 아테네올림픽 미국 수영대표 선발전 남자 개인 혼영 400m 경기가 열린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수영장. 첫 영법인 접영에서 주춤거렸던 ‘수영신동’ 마이클 펠프스(19)가 배영에서 치고 나오자 관중들은 “고!고!고!”를 외쳤다. 펠프스가 자유형으로 결승점을 찍자 관중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물속에서 머리를 번쩍 쳐든 펠프스가 전광판을 보곤 왼쪽 주먹을 쳐들어 환호하는 관중에게 손을 흔들었다. “나는 여기 있다. 내 생애 최고의 수영이었다.”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에서 자신이 세운 종전기록(4분9초09)을 0.68초 앞당기며 새 기록(4분8초41)을 작성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기록작성은 선발전 전날 “마크 스피츠(미국)를 넘어서는 첫번째 선수로 기록되겠다”고 다짐한 펠프스에겐 대기록 작성을 향한 신호탄이다. 마크 스피츠(미국)은 1972뮌헨올림픽에서 수영 7관왕을 이룩하며 단일대회 최다관왕 기록을 보유한 수영의 ‘전설적인 영웅’.
펠프스는 그를 뛰어넘기 위해 이번 대표 선발전에 13개 종목 중 11개 종목에 참가해 아테네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계획이다. 펠프스는 지난해 7월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에서 수영사상 최초로 단일대회에서 5개의 세계신기록(접영 100mㆍ200m, 개인 혼영 200m 2개ㆍ 400m)을 쏟아내며 3관왕에 오른 ‘수영신동’이다.
한편 시드니올림픽 3관왕이자 2001년 세계선수권 6관왕에 빛나는 ‘인간어뢰’ 이언 소프(22ㆍ호주)는 “스피츠를 꺾겠다는 야심은 버리는 게 좋다”며 수영신동의 당찬 포부에 찬물을 끼얹었다. 세계 수영의 쌍벽을 이루는 둘은 소프가 아테네엔 6개 종목만 참가하기로 해 자유영 200m서만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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