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육산업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비록 경기 불황의 장기화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처음으로 올해 1분기 사교육 분야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지식정보화사회의 도래와 함께 그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세계적으로 교육산업의 시장 규모는 한 국가 국민총생산(GDP)의 10% 내외로 추산된다. 미국의 교육산업 시장은 GDP의 8% 정도인 8,000억~9,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추산한 지난해 국내 사교육시장 규모는 13조6,000억원. 그러나 한국산업연구원은 1999년 기준 사교육비 규모를 30조1,000억원대로, 한국교육개발원은 29조4,000억원으로 각각 추정해 사교육 부문의 시장 규모만 연간 30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국내 교육산업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과외와 학원의 틈새를 파고 들고 있는 학습지 시장의 팽창이다. 국내 학습지 시장은 연간 4조원 규모로 회원수가 650여만 명에 이른다. 현재 수백 개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른바 ‘빅4’로 불리는 대교 교원 웅진 재능 등 4개 업체의 연간 매출이 전체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유형별로는 주간과 월간 학습지로 구분되는데 주간 학습지 점유율이 전체의 80% 이상으로 훨씬 크다. 주간 학습지 시장의 선두주자는 ‘눈높이 학습법’을 내세운 대교. 1976년 학습지 사업에 뛰어든 대교는 방문식, 1대1 학습, 사업부제 교사제 등을 처음 도입하며 시장을 선점, 지난해 8,05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사이버 교육시장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친 전체 사이버 교육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원 규모에서 2005년에는 15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 학습지 업체들이 자사가 보유한 교육 포털사이트를 활용, 오프라인 학습지 교재에 온라인 학습을 접목시켜 회원들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사이버교육 사이트는 1,000개를 상회하며, 개설된 강좌도 1만개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져 한자녀 또는 두자녀 가정이 보편화하면서 2~5세 대상의 영ㆍ유아 학습지 시장도 연간 4,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유아 학습지 시장의 선두주자는 한솔교육이며, 그 뒤를 웅진 재능 대교 등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사교육 업체들이 장기고객 확보 차원에서 세계 무대로 적극 진출하는 것도 새로운 양상이다. 대교가 90년대 초 미국과 캐나다에 진출해 크게 성공을 거두자, 다른 업체들도 미국 중국 동남아 유럽 등 해외 동포와 현지인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앞으로 교육의 질적 경쟁력 확보와 함께 교육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독점의 현행 교육시스템을 민ㆍ관의 경쟁체제로 탈바꿈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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