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는 3·4분기 680∼650 선에서 바닥을 찍은 후, 일본의 80년대 호황기와 유사한 장기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대신경제연구소는 6일 발표한 '2004년 하반기 이후 주요 이슈와 주가전망'을 통해 "4분기나 늦어도 내년 초부터 내수회복세와 함께 주가 상승세가 본격화해 2005년께 지수 1,000을 돌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낙관론은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대표적 비관론자였던 스티브 마빈 도이치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비롯한 경제전문가들이 최근 잇따라 내놓고 있는 희망적인 한국경제 장기전망과 시각을 같이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증시 3대악재 점차 해소
대신경제연구소가 내놓은 '3분기 바닥 후 대세상승 전환' 주장은 대외적으로 6월 이후 한국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3대 악재'가 점차 소멸되며, 내적으로는 내수회복이 가시화하면서 기관과 개인이 주식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다.
구체적으로 올 하반기부터 미국의 금리인상 폭은 미국 경기둔화로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고, 유가 역시 두바이산 원유기준으로 29달러 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국 경기의 연착륙과 일본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져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국내 요인으로는 올 1분기 개인저축이 총 12조2,700억원 내외를 기록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올 연말 1999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부터 가계소비가 증가세로 돌아서며 내수회복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국내기관과 개인의 주식투자비중이 내수 회복에 힘입어 다시 증가하며 상승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에도 개인은 경기 및 주가 상승세를 확인한 후 한발 늦게 증시로 뛰어드는 패턴을 보여왔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이 같은 추세는 주가가 2∼3개월 선행하며 거의 일치된 방향성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와 종합주가지수의 상관관계 추이로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며 "올 3분기 후반 이후 전기전자와 은행업종 중심으로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라"고 조언했다.
한국은 일본의 80년대와 유사
김 실장은 '일본식 장기불황' 우려에 대해 "현단계 한국경제는 일본의 90년대가 아니라 장기호황이 시작되던 70년대 말과 더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현단계 한국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 때까지 지속되던 7%대 고속성장을 마감하고 4%대 안정성장 단계 진입을 위한 조정이 완성되는 시기로 내년 이후 환율, 물가, 금리가 안정되는 경기 선순환이 정착될 것"이라며 "현재 한국의 기업의 실적호전과 기업이익 금융시장유입, 가계저축률 증가 등 각종 지표는 72년 1차 오일쇼크로 고속성장을 마감한 후 한국과 유사한 조정기를 거치고 난 70년대 말의 일본과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체인구 중 40대의 비중이 커지면 소비와 재산가치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며 호황이 지속되는데 현재 한국의 인구경제학적 특성 역시 이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향은 80년대 일본이나 90년대 미국에서도 입증됐다.
김 실장은 "75년 4,000포인트였던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는 장기호황이 마감되던 89년 3만9,000으로 10배 가까이 상승했다"며 "한국 증시 역시 2005년 지수 1,000을 돌파한 후 장기적으로 3,00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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