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분청사기는 웰빙정신의 산물"/호림박물관 9일부터 전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분청사기는 웰빙정신의 산물"/호림박물관 9일부터 전시

입력
2004.07.07 00:00
0 0

고려청자에서 조선백자로 넘어가는 조선 전기는 분청사기의 시대. 그러나 사대부가 선호한 백자에 밀려 16세기 전반 갑자기 사라진 뒤 잊혀졌다.고귀함과 격식을 강조하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가 한반도를 대표하는 자기로 각광을 받은 것에 비하면, 분청사기는 대접이 매우 소홀한 편. 도공이 마음가는 대로 기운을 불어넣은 듯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인 분청사기에서 현대적 미학을 찾아내려는 시도가 반갑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호림박물관이 9일 막을 올리는 소장 분청사기 명품전 '분청사기, 자연으로의 회향 : 하늘·땅·물'은 분청사기에 대한 재해석을 내놓는다. 분청사기가 요즘 현대인이 추구하는 '웰빙(well―being)'의 가치를 담고 있다는 것.

박물관 큐레이터 박찬희씨는 "분청사기는 자연을 대담하게 변형하고 재구성, 시공을 뛰어넘어 호소력을 갖는다"며 "분청사기에서 자유, 생명의 다채로운 변화, 여유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강제와 격식의 틀을 벗어나 인간답고 자연스럽게 살고자 하는 바람을 읽어낸 것이다.

10월31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에는 국보 제179호 분청사기 박지연어문편병(粉靑沙器 剝地蓮魚文扁甁), 보물 제1068호 분청사기 상감모란당초문호(粉靑沙器 象嵌牡丹唐草文壺), 보물 제1062호 분청사기 철화당초문(粉靑沙器 鐵畵唐草文)장군 등 국가지정문화재 3점을 포함해 350여점이 출품된다.

전시회에서는 또 탄생부터 소멸에 이르는, 분청사기의 200년 역사도 살펴볼 수 있다.

14세기 후반 상감청자의 영향이 남아있는 상감분청사기로 출발해, 15세기에는 정교한 인화(印花)분청사기와 박지(剝地), 철화(鐵畵) 등 다양한 기법이 유행하며 독자적 미를 갖추었으나, 16세기에 귀얄(솔을 이용해 솔 자국이 남도록 백토를 바르는 것) 및 덤벙(백토물에 담갔다가 꺼내는 것)기법이 적용되며 분청사기는 백자화, 개성을 잃고 사라졌다. (02)858―2500

/문향란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