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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서울교통 '잘못끼운 첫단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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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서울교통 '잘못끼운 첫단추'

입력
2004.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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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문제없어요. 중앙버스전용차로 속도가 빨라졌고 교통카드 인식기도 거의 복구됐으니 혼란은 끝난 것 아닌가요."6일 서울시청 별관 13층에 마련된 교통상황실은 들뜬 분위기가 역력했다. 서울 대중교통체계 개편 후 언론의 질타와 시민들의 항의전화에 시달려 침울했던 직원들의 얼굴에는 웃음도 감돌기 시작했다. 한 여직원은 "두고 보세요. 이젠 대중교통이 속도도 훨씬 빨라지고 편해질거에요"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앞날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잘못 끼운 '첫 단추'의 검은 그림자들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혁명적'이라는 말까지 앞세우며 대중교통의 틀을 바꾼 것은 지난 1일. 이 혁명적인 개편은 반드시 거쳐야 했던 사전검증과 시뮬레이션이 전제되지 않았고, 그 결과물은 악순환의 고리들이었다. 개편 후 강남대로 중앙버스차로가 주차장으로 돌변하자 서울시는 악수를 두기 시작했다. 교통개편의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부 (경기)버스의 중앙차로 이용금지가 바로 그것. 시는 교통카드시스템에 대한 아우성을 지하철정기권이라는 급조된 대책으로 잠재우려고도 했다.

그러나 이 대책은 또 다른 악순환을 불러왔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들이 차별하지 말라며 반발하고 나서고, 철도청은 국철 구간의 정기권 사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등 일이 또 꼬였다. 보다 못한 서울시는 또 "국철 1호선 서울구간에서는 정기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땜질 처방을 내놓았다. 점입가경이 따로 없다.

'잘못 끼운 첫 단추'의 부작용은 예상외로 컸다. 그리고 그 교훈은 서울교통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앞섰다.

/양홍주 사회2부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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