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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安風자금" 누구 손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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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安風자금" 누구 손 들어줄까

입력
2004.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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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안풍(安風) 사건 항소심 판결에 불복, 상고키로 함에 따라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건을 수사한 대검 중수부는 항소심 판결이 피고인인 강삼재 전 한나라당 의원과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의 혐의에 대한 사실 및 법리 오인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의 상고장을 내주 중 제출키로 했다.상고심 최대 쟁점은 역시 김 전 차장이 안기부 계좌에서 빼내 한나라당에 전달한 1,197억원의 출처다. 검찰은 김 전 차장과 당시 안기부 관계자의 진술을 근거로 안기부 계좌에 외부 자금이 유입되지 않았고, 따라서 그 자금은 안기부 예산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항소심은 안기부 계좌를 조사한 결과 1993년도 잔고가 1,293억원이나 갑자기 늘어난 점 등을 근거로 외부자금이 섞인 흔적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부분에 대해 안기부 관계자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외부자금 유입 가능성에 대한 유력한 판단 근거가 됐다.

"YS가 청와대 집무실에서 직접 돈을 주었다"는 강 전 의원 진술의 진위 여부도 다시 가려져야 한다. 검찰은 돈의 전달 과정상 YS는 제3자에 불과해 그를 경유했더라도 안기부 예산을 횡령했다는 사건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수사에서 자금 전달경로를 명확히 입증하지 못한 검찰로선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검찰은 방탄국회로 인해 강 전 의원을 한 차례도 조사하지 못한 채 기소해 이 같은 허점을 초래했다. 항소심은 정황상 강 전 의원 진술이 맞다고 인정했다. YS의 무거운 침묵도 강 전 의원 진술의 신빙성을 높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원심 파기를 자신하는 모습이다. 재수사는 물론 보강수사 가능성도 일축하고 있다. 돈을 관리하고 전달한 김 전 차장의 일관된 진술에 검찰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검찰에 낙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검찰의 상고가 기각되면 안풍은 가라앉고 사건은 YS 비자금으로 변질돼 검찰은 부실수사에 대한 책임과 함께 재수사의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대법원이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을 깨면 사건은 다시 고등법원으로 넘어가 지리한 공방이 재연될 것이다. 그러나 상고를 기각하는 경우에도 올해 안에 선고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최종 결론을 얻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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